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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방통위, 여야 대립 ‘상임위원’ 구성 빨라지나… “사실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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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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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한상혁 위원장의 검찰 소환으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여야 간 대립이 치열했던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은 여당이 한발 양보하면서 한숨을 덜게 됐다.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더라도 방통위 조직이 마비되는 상황은 피하게 된 것이다.

22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신 새로운 방통위 상임위원(차관급)을 추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한 인사에 찬성한지는 않지만, 중대 하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여당에서 본회의 표결을 막거나 다른 후보를 추천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여야간 표면적으로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민주당이 공석이 될 방통위 상임위원 자리를 가져가는 것을 국민의힘이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오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안형환 방통위 상임위원(부위원장)의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 자기 몫이라면서 대립했다.

방통위는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다. 방송 사업권 승인과 재승인·공영방송 이사 임명·방송, 통신사 시정명령 등 주요 현안의 경우 다수결에 따라 의결한다.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은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구체적으로 어느 당에서 추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 않지만, 여당이 1명, 야당은 2명을 추천해 위원회를 구성한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안 부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추천한 인사다. 민주당은 안 부위원장 자리가 과거 야당이 추천한 자리인 만큼 현재 야당인 민주당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20일 최민희 전 의원을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로 내정했고, 오는 23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의결한다. 의결을 완료하는 대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부위원장이 미래통합당 추천이었던 만큼 여당에서 추천해야 한다고 맞섰다. 안 부위원장의 자리를 민주당에서 가져갈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 방통위 여야 구도가 현재 2(안형환, 김효재):3(한상혁, 김창룡, 김현)에서 1(김효재):4(한상혁, 김창룡, 김현, 최민희)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의 언론관이 독재적이고 편협하다. 허위사실 유포 및 선거법 위반자가 방통위원으로 내정되서 안된다’라는 내용의 비판 성명까지 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양보하게 된 배경에는 한상혁 위원장이 이날 검찰 소환조사를 통해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지난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를 고의로 깎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한 위원장 기소가 이뤄질 시 직무정지나 해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방통위원장은 임기가 보장돼 있긴 하지만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므로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아울러 김창룡 상임위원(문재인 전 대통령 임명)의 임기도 다음달 5일 끝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상임위원 자리가 두 개 마련되면, 방통위 여야 구도를 올 상반기 중으로 3:2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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