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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분석]NFC간편결제 진입...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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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국내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작됐다. NFC결제는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됐지만, 국내는 실물카드와 삼성페이란 대안, 수수료 분담과 단말기 보급 이슈 등으로 도입되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잔잔하던 국내 지급결제 시장 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자신문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공식 출시했다. 21일 서울 한 편의점에서 본지 기자가 현대카드가 등록된 애플페이로 결제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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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결제 시장 “진짜 공룡이 나타났다”

국내에 상륙한 애플페이는 글로벌 지급결제 시장 공룡이다. 애플페이는 현재 세계 70여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국은 물론 최근에는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됐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10위권 국가 가운데 애플페이가 도입되지 않은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성장세도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애플페이 사용자 수는 2016년 말 6700만명 수준이었지만 △2017년 말 1억3700만명 △2018년 말 2억9200만명 △2019년 말 4억4100만명 △2020년 말 5억700만명으로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애플페이 처리금액은 6조3000억달러로 1위 비자(10조달러) 다음이다. 애플페이에 이어 △알리페이 6조달러 △마스터카드 4조7000억달러 △구글페이 2조5000억달러 순이다. 삼성페이는 2000억달러 규모로 애플페이의 3.1% 수준이다.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되면서 카드사들도 분주하다. 실제 일부 전업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애플페이의 경우 아이폰에서만 서비스되는데, 아이폰의 경우 MZ세대 선호가 큰 만큼 이들이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 현대카드로 이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이른바 MZ세대의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내 서비스되는 지급결제 서비스”라면서 “당장 내 아이도 아이폰에서 애플페이를 써보고 싶다고 말하는 상황이라, 카드사들도 고객 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굳건했던 삼성페이 “간편결제까지 모여라”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1위인 삼성전자의 지급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도 애플페이 상륙이 확정된 뒤 분주하다. 삼성페이의 경우 국내 활성 이용자만 1600만명 수준이지만, 글로벌 지급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이용자 이탈은 물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점유율까지 휘청일 수 있다는 이유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최근 '애플페이, 어떤 카드로 이용 예정?'이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반수(57.0%, 1187표)가 '현대카드(신규 발급 포함)로 애플페이를 먼저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사용하지 않는다'는 12.2%(255표) 수준이었다. 이에 삼성전자가 간편결제 사업자까지 삼성페이 내로 유입하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 '간편결제 상호 서비스 연동'을 위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국내 간편결제사인 네이버페이와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네이버페이 결제 시 삼성페이, 오프라인에서는 한정된 네이버페이 가맹점을 넘어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카카오페이까지 삼성페이 생태계로 들어오면 국내 간편결제 1~2위 사업자 모두가 삼성페이 생태계로 들어오게 된다.

◇간편결제 수수료 문제 일파만파…가맹점 확보도 숙제

애플페이로 수수료 무풍지대이던 국내 지급결제 시장에도 유료화 움직임이 포착됐다. 애플페이의 경우 삼성페이와 달리 결제건당 0.10~0.15%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금융당국이 유권해석 과정에서 이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가맹점, 소비자가 아닌 카드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카드업계는 NFC결제가 향후 보편화할 경우 이런 수수료를 결국 카드사가 부담하는 만큼 이를 일종의 마케팅비 등 비용으로 분류해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사는 자금조달비, 위험관리비, 일반관리비, 밴(VAN) 비용, 마케팅비, 조정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 원가를 산정해 이를 가맹점 수수료 산정에 반영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원가에 반영될 경우 결국 카드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되는 만큼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페이의 유료화 검토도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카드사에 무료로 서비스하던 삼성페이 결제수수료의 유료화 움직임이 포착됐다. 애플페이와 유사한 구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전자가 결제수수료를 카드사가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적인 가맹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보안전송(MST)으로 어느 단말기에서나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애플페이 인증을 받은 NFC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NFC단말기에 비치되어 있지만, 이마트나 스타벅스에서는 애플페이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NFC결제 인프라를 구비한 곳은 약 10%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애플페이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날 기준 50%까지 올랐다.

던킨 올비 애플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이날 스페셜 이벤트에서 “오늘부터 국내 사용자들은 애플페이를 CU, GS25와 같은 편의점, 폴바셋과 같은 커피 전문점, 롯데백화점과 같은 백화점, 코스트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와 같은 슈퍼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애플페이 가맹점 파트너는 현대카드 개인 고객 거래 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파트너사가 매일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현대카드 사용자 기준으로 50% 이상인 가맹점이 사용처가 됐다고 던킨이 조심스럽게 말씀드렸고, 향후 사용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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