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옥수수 등 작년 20% 감소 이어 더 줄어들 전망
흑해 수출 불안 여전…농부들 옥수수 대신 해바라기씨 농사
우크라이나 곡물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전쟁 이후 감소했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이 올해 더 줄 것으로 예상돼 세계 식품 물가가 또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올해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밀 등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최대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기 시작한 이후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곡물보다 수출이 용이한 해바라기씨, 대두 등으로 작물을 바꿔 생산하는 농부들이 많아져 곡물 수확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으로 세계 식품 가격 오름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솔스키 장관은 기상 이변이 없는 한 농부들의 작물 전환 영향으로 올해 옥수수, 밀 등 곡물 생산량은 작년보다 1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은 5천300만t으로 지난 5년 평균보다 20% 줄었다. 곡물과 해바라기씨, 대두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수확량은 총 6천300만t으로 전년보다 52% 감소했다.
솔스키 장관은 농부들이 작물을 전환하는 것은 수출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흑해 항구를 통한 수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헥타르당 수확 무게를 줄여 육로 수출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육로 수출은 해상 수출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수확량과 무게가 적을수록 유리하다.
흑해 지역 농작물 예측 업체인 '그린 스퀘어 애그로 컨설팅'의 마이크 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옥수수는 헥타르당 약 7t, 밀은 약 4t이 생산되는 반면, 해바라기씨와 대두는 각각 헥타르당 생산량이 2.3t으로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창구 역할을 하는 오데사 등 흑해 항구를 봉쇄해 세계 곡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이후 지난해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 곡물 협정을 체결, 우크라이나가 흑해 3개 항구를 통해 전 세계로 곡물을 수출할 수 있게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흑해 곡물 협정을 재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전쟁 이후 자국에 가해진 농산물·비료 수출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협정을 중단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자 세계 곡물 가격은 전쟁 초반 급등했다가 점차 안정세를 되찾았다. 올해 들어 곡물 가격은 러시아와 호주의 대규모 밀 수확량 영향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이 최대 15% 떨어지고 해바라기씨, 대두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가격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중국, 유럽의 옥수수 바이어들이 우크라이나 작물에 의존하고 있고, 세계 해바라기씨유의 약 70%가 우크라이나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의 작물 생산 변화는 세계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abb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