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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쿠팡 이어 배민까지 묶음배달 활성화...고비용 단건배달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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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단건 배달만 수행하던 '배민1'에도 묶음배달 도입

지난해 말 조건부 묶음 배달 시작한 쿠팡과 유사

"유사 동선 묶어 최소 이동 가능" 소비자 불만 최소화 자신]

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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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자체 배달 서비스 '배민1'에도 묶음 배달을 도입한다. 배달이 빠르고 라이더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장점을 바탕으로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큰 공을 세웠던 단건배달이 소비자와 식당, 플랫폼에 지워진 비용 부담으로 서서히 축소되는 모양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에서 새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알뜰배달은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관리하는 라이더가 직접 배달하면서 여러 배달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어 식당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기존 배민1처럼 라이더 동선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으로 '최적묶음배달'을 구성해줘 배달 동선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자는 배민1 페이지에서 배달비용과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단건배달과 알뜰배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알뜰배달은 내달 중순 대구,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한 뒤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배민1 이용 업주는 물론이고 신규 업주도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배민은 알뜰배달이 소비자와 식당 업주 모두의 비용부담을 줄여준다고 강조한다. 배민에 따르면 소비자가 부담할 알뜰배달 비용은 평균 2000원이 될 전망이다. 배민 관계자는 "주문 금액과 거리, 주문 시간대, 지역에 따라 변동이 있겠지만, 기존 배민1 한집배달보다는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도 2500~3300원(VAT 별도)이 될 계획이다. 배민은 지역별 배달 가격 등을 고려해 이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주문 중개 이용료는 배민1, 오픈리스트와 동일하게 6.8%가 적용된다.

묶음배달은 라이더에게도 이득이다. 바로고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2년 바로고 딜리버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단건배달만 한 라이더보다 묶음배달을 한 라이더의 시간당 배달건수가 2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극성수기인 겨울엔 이 차이가 37%로 더 크게 벌어졌다. 단위 면적당 배달건수가 많아지면서 묶음배달 효율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앞으로는 효율적인 배달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저집 갔다 다 식은 내 음식? NO!…알고리즘으로 최적의 동선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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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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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배달은 라이더가 여러집을 들렀다 오면서 배달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음식이 식는 등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2019년 쿠팡이츠가 배달시장에 진입하면서 각광 받았던 것도 '단건배달'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배민은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설명했다. 라이더가 자유롭게 배달을 골라잡을 수 있는 일반배달과 달리 '알뜰배달'은 유사한 동선에 있는 배달 건만 주문을 묶어줘 최소한의 이동거리로 배달할 수 있다는 것. 가령 새로 들어온 알뜰배달에 가장 적합한 동선 위에 있는 라이더에게만 해당 배달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단건배달의 장점은 살리고 높은 비용이라는 단점을 줄이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 시장 예전 같지 않은데…비용 부담 큰 단건배달 서서히 줄어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시장이 다소 위축되면서 비용 부담이 높은 단건배달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단건배달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쿠팡이츠가 '최적화 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묶음배달을 시작했는데, 업계 1위인 배민까지 '알뜰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단건배달 축소를 시작한 것이다.

배달업계 후발주자였던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단건배달을 도입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이에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도 단건배달을 속속 도입했다. 그러나 단건배달은 시간 당 배달 건수가 적어 라이더가 요구하는 배달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는 식당 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었다. 플랫폼도 식당의 서비스 입점을 위해 많은 프로모션 비용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고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부터 단건배달이 주목받으면서 배달시장 비용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바로고는 "단건배달은 더 쉽고 빠른 배달로 일반인 참여 허들을 낮추고 배달속도를 높였으나, 배달단가를 높이고 라이더 공급 안정성을 널뛰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배달 시장은 더 이상 예전 같은 호황을 누릴 수 없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월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월간활성화이용자 수(MAU)는 총 3021만413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했다. 국내 배달앱 사용자 수는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불황으로 사람들의 지출도 줄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달앱들이 더 이상 비싼 단건배달에 집중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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