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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기자의 눈] 전두환 추징금 926억, 검찰이 찾아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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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율 사회부 기자

“전우원 씨로부터 추징금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이 추가로 확인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검찰의 수사 의지인 것 같습니다.”(한 법조계 관계자)

전직 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하루 새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간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많은 사람은 폭로 내용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전두환 씨가 사망한 후 사실상 소강기에 들어간 추징금 환수가 재개될 수 있느냐도 관심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언제고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의 몫이다.

전우원 씨의 발언들은 나름의 구체성을 띠고 있다. 그는 “비엘에셋이라는 회사의 20% 지분, 웨어밸리라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 준아트빌이라는 고급 부동산이 자신의 명의로 넘어왔다” “(전두환 씨 장남인) 전재국 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운영하는 가게만 몇백억 원 규모” 등 구체적인 회사를 언급하며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전 씨 일가의 비자금과 관련한 사항을 전 씨의 가족이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세상이 떠들썩해졌지만 정작 검찰은 미적지근하다. 폭로가 단순 진술에 불과해 추징을 위한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우원 씨의 진술은 어머니한테 들은 내용을 풀어내는 정도라서 본인이 (자금 흐름에 관한) 사진이나 자료를 제출하면 모르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대법원 판결로 인해 전두환 씨에 대한 추징은 사실상 끝이 났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전두환 씨에게 남은 추징금은 926억 원이다.

지난해 8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정의와 상식에 맞게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말했다. 상식은 복잡하지 않다. 잘못된 것은 늦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은 추징금 환수에 의지를 다시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전두환 재산 추징법 3법’의 입법도 속도를 내야 한다.

서울경제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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