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까다로운 보조금보다 많아
자재비용 비싸 공사비 큰 부담
자재비용 비싸 공사비 큰 부담
지난해 8월 삼성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부지 모습. [테일러시 정부 홈페이지 캡처] |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짓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처음 계획보다 80억달러(약 10조5500억원) 늘어난 250억달러(약 33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40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170억달러의 절반 가량 비용을 지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건설 비용 급증의 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공장 건설을 결정했을 때보다 자재 비용이 더 비싸졌다며, “공사비 상승이 전체 비용 증가분의 약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철강을 포함한 건축 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인건비도 가파르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불어난 공사비는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반도체 보조금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선 지속적으로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초기 비용이 비싸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새로운 팹을 운영하는 것은 대만이나 한국에 지을 때보다 44% 가량 비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미국에서 칩을 생산하는 것은 해외보다 40%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 관련 보조금 지급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국내 기업들에 부과하며, 삼성·SK하이닉스 등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해당 기업의 초과 이익을 미국 정부에 반납하고 반도체 핵심 공정에 대한 접근 허용 등을 요구했다. 보조금 수혜 반도체 기업의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 증설을 금지하는 가드레일 조항 역시 거론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조건이 과하다는 지적에 이런 조건이 외국뿐 아니라 미국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라민 툴루이 국무부 경제기업담당 차관보는 이날 외신센터 브리핑에서 한국, 대만, 유럽연합(EU)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에 너무 엄격한 조건을 요구한다’는 비판에 대해 “반도체법 보조금에 대한 접근과 다양한 규정의 적용은 보조금을 신청하는 미국 기업과 외국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내 공장 건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반도체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전날 삼성전자는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한국을 중심으로 전략 핵심 반도체 생산 등을 더욱 강화하면서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해외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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