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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예상대로 나왔지만 안심할 수 없는 물가···연준 ‘베이비 스텝’ 밟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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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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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근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다음주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 가운데 1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연준이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연 4.50~4.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하는 비중이 81%로 전날 65%에서 큰폭 늘었다. 금리 동결을 점치는 비중은 전날 35%에서 18%로 줄었다.

이는 미국의 물가 상승압력이 높다는 사실이 2월 CPI 발표에서 재차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 발표를 보면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0%올랐다. 이는 1년 5개월만에 가장 적게 오른 수치로,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월(5.6%)보다 조금 상승 속도가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1월(0.4%)보다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다. 근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폭이 커졌다는 점은 기조적인 물가 상승압력이 오히려 커졌다는 뜻이어서 금리로 물가에 대응할 필요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특히 미국 CPI에서 3분의 1을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한달만에 0.8% 올라 강한 상승세를 지속한 점이 눈에 띈다.

당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새해 들어 물가오름세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노동시장이 계속 과열 상태라는 점을 들어 3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SVB 사태가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추가적으로 빅스텝을 밟기는 어려워진 상태다.

반면 동결도 어렵다. SVB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금리동결을 선언하면 자칫 시장에 ‘금융시스템이 예상보다 더 불안한 것 아니냐’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준 안팎에서는 연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며, 연준은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연준은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최종금리는 연 5.00%~5.25%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내 서비스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SVB 파산 사태 해결을 위한 미 재무부와 연준 등의 발빠른 대처가 등장한 만큼 3 월 FOMC 에서는 동결보다는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둔다”며 “이후 파월 의장이 추가 인상과 이에 따른 금융 불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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