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리비아에서 70만명 입국 엿본다” 논란
11일(현지시각) 난민 500여명을 태우고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크로토네 항구에 도착한 배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크로토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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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변에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침몰한 난민선 사고 사망자가 7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2일 지중해를 표류하던 난민 47명 중 30명이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에서만 이탈리아로 들어올 기회를 엿보는 난민이 70만명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난민 대규모 유입을 우려하는 이탈리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이날 리비아 북쪽 지중해에서 표류하던 난민선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탑승 난민 47명 가운데 17명만 구조됐다고 발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안경비대는 성명을 내어 “리비아 해안 북쪽 170㎞ 지점에서 이 해역을 지나던 상선이 난민 구조 작업을 벌이던 중 난민선이 전복돼 30명 가량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 구조 단체 ‘경보 전화’는 전날 리비아 해안 북쪽에서 난민선이 표류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몰타, 리비아 정부에 알렸다. 리비아 당국은 구조 작업에 투입할 배가 없다며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해안경비대는 인근 해역을 지나던 상선 4척에 지원을 부탁했다. 4척 가운데 한 척이 구조에 나섰으나 악천후 탓에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난민 17명만을 태운 상선은 응급 처치가 필요한 난민을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몰타로 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주 인근 해역에서 난파된 난민선의 사망자는 79명으로 늘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이탈리아 당국이 3명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고 전했다. 나무로 만든 이 배는 튀르키예(터키)에서 200명 이상을 태우고 지중해를 거쳐 이탈리아 남부까지 왔다가 암초와 충돌해 침몰하면서 대형 인명 피해를 불렀다.
이런 가운데 우파 연립정부를 이끄는 ‘이탈리아 형제당’의 하원 원내 대표가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오려고 기회를 엿보는 난민이 68만5천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토마소 포티 원내 대표는 이날 뉴스 전문 채널 <티지콤24>에 출연해 이탈리아 정보 기관의 추정치를 인용해 이렇게 주장하면서 이들 상당수는 난민 캠프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에이피>는 이탈리아 언론들이 이 소식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하는 등 이탈리아에서 난민 대량 유입을 우려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이주기구(IMO)는 이 수치는 리비아 내 난민 전체 숫자라며, 유럽으로 들어오려는 사람 숫자와 혼동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플라비오 디지아코모 대변인은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리비아를 떠나려고 하고, 리비아를 떠나는 데 성공한 이 또한 극소수”라고 말했다. 리비아 내 난민 대부분은 니제르와 차드에서 온 이들이며 이들은 결국 조국으로 돌아간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 바다를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10만5천명 정도이며, 올해는 지난 10일까지 모두 1만7600명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우파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조르자 멜라니 총리는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하는 등 난민 배척 정책을 펴는 한편 유럽연합(EU) 다른 회원국들에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난민 처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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