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잇따라 방문…아랍연맹 올해 재가입 가능성
친이란 성향·내전·마약수출에도 '국가정상' 인정 분위기
지진 피해 아동 살펴보는 바샤르 알 아사드와 그의 아내 |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주요국으로부터 외면받던 바샤르 알아사드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틈타 국제무대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시리아에 사실상의 국가 붕괴와 인구 절반의 망명, 경제적 파탄을 안긴 아사드 대통령이 지진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사드 대통령은 먼저 국제 구호단체의 반군 통제지역 지원 허가 요청 대상이 되면서 다시금 통합국가의 최고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 외교 수장들은 지진 피해를 계기로 잇따라 시리아를 방문해 사실상 그의 복귀에 힘을 실었다.
특히 지난달 20일 오만 방문 당시 그를 환영한 레드카펫과 퍼레이드, 깃발들은 그의 화려한 복귀를 완성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올해에는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이 공식화할 가능성이 커 아사드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관계 복원을 위해 아사드 대통령이 무엇을 포기해야 했고, 상대국이 무엇을 얻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를 이란의 영향권에서 떼어내고, 마약 캡타곤의 수출을 중단하도록 하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만 찾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
지난해 3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총리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을 비공식 초청해 그를 설득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주에는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이 자국을 찾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에게 아사드 정권의 '캡타곤 무역' 중단을 촉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란 민병대가 캡타곤 무역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약 수출액이 60억 달러(약 7조9천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시리아의 지도자들이 이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아사드 대통령이 사실상 이란의 지원에 힘입어 20년간 집권했다는 점에서 이란과의 관계를 끊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은 남는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특히 지난 10일 이란과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양측 대리전의 주요 전선 중 하나인 시리아의 상황은 더욱 깊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밖에 아사드 대통령이 반군과 진지한 협상이 가능한지도 역시 의심스럽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과거에도 양측 협상은 패자의 추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반복되는 주변국의 중재에도 정치적 권력 분담에 대한 요구가 진지하게 뿌리내린 적 없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아사드 대통령이 "의미 있는 거의 모든 협상을 거부해왔다"며 "비타협적 태도가 가져온 결과를 지켜본 그는 아사드 선조들의 관점에서 지혜를 찾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에 안긴 아사드…대표적인 친러국가 시리아 |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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