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대책 관계부처와 작업 중…부동산 혼조세 예의주시"
직원들과 인사하는 추경호 부총리 |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곽민서 박원희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3월에 특별한 기상 악화나 돌발 요인이 없으면 2월의 4.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하면서 "어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월 물가 상승률이 4.5% 아래일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우리가 보기에도 4%대 초반이나 중반 선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에는 그보다 훨씬 낮은, 어쩌면 3%대 물가 상승률 수준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기·가스요금과 관련해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해당 공기업의 재무 상황,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누적된 공기업의 경영 적자도 다년간에 걸쳐 서서히 해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방비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처럼 국민 부담 요인에 관해서도 이제 정말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1월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7조원 가까이 덜 걷혀 '세수 펑크' 우려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추 부총리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세수 상황이 상당히 타이트(tight)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에 세수 상황이 좋지 않았고 특히 상반기, 그중에서도 1분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전반적인 경기 상황, 자산시장 상황과 관련돼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은 다시 한번 부인했다.
추 부총리는 "추경은 기본적으로 올해 예산이 일정 부분 집행된 이후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한다"면서 "현재 추경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추 부총리는 "(미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와 폭으로 금리 인상을 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나타나는 여러 지표와 연준의 결정을 보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이)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 경제가 함께 그 영향 속에 움직일 것"이라며 "낙관적 견해가 있을 때도 저희는 금융시장과 경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에 경계심을 갖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두고는 "주요국 통화 흐름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원화만의 특별한 양상을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 대책은 작년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선물환 관련 대응 등 조치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할 것"이라며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협조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대책과 관련해선 "소비가 좀 더 활성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 하에 관계부처와 (내수 대책을) 작업하고 있다"면서 "내용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내수 대책이 물가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선 "전반적인 거시 스탠스를 크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하고 있고 재정은 재정 운용에 정해진 틀 안에서 일부 탄력적인 운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두세 달 전 전부 빠르게 내려가는 양상보다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복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추 부총리는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당장 어떻게 하느냐를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K칩스법(반도체 세액공제 확대안)'에 대해 추 부총리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 확대 등에 관해 (야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논의하면 저희도 전향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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