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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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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당심 ‘당정 일체’ 선택…김기현 “연포탕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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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업은 ‘김기현호’ 앞날

경향신문

당기 높이 휘날리며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율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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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으로 당정 밀착 기대…이준석 불협화음 반면교사 작용
대통령실 당무 개입 논란 극복·비윤과 중도 포용 등 과제로
지도부 전원이 ‘친윤’…인사·공천 등서 입김 배제 어려울 듯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52.93%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에 당선된 것은 정권 초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원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의 노골적인 지원과 당원 100% 투표로 바꾼 경선 규칙도 인지도가 낮았던 김 대표의 당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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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했던 중도층 민심 포용은 숙제로 남았다. 대통령실의 당무·공천 개입 논란도 극복 과제로 꼽힌다.

김 대표의 과반 득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초부터 흔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보수 당원들의 마음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내부 총질’ 문자로 대표되는 갈등을 빚으며 사상 초유의 집권 첫해 여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겪었던 당원들이 대통령과 한 몸으로 움직일 수 있는 후보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직전 여론조사를 없애고 당원 100% 투표로 규칙을 바꾼 것도 김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를 이끌었다. 친윤계 의원들은 유력한 당권 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해 불출마하게 만들면서 친윤계 표심 분산을 막았다.

김 대표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를 표방한 후 ‘윤심’(윤 대통령 의중) 주자로 떠오르며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윤심이 확실히 드러나면서 전국의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중 절대 다수가 김 대표를 지지했고, 이번 투표에서 그 조직표가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 1월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던 김 대표는 친윤계의 지지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결국 두 달 만에 당원 과반 득표를 얻는 드라마를 썼다.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안철수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의 수도권·중도 확장성, 천하람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반윤핵관과 당내 개혁을 내세웠지만 당정일체를 원하는 당심을 이기지 못했다.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다른 후보들이 강하게 제기했지만 당심을 흔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최고위원 전부가 친윤계로 구성된 지도부는 김기현 체제의 장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날 당선된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내달로 예상되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윤계 당선이 유력하다.

이런 구성은 지도부 리더십의 안정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 여론을 수용하는 유연성이나 다양성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당직 인선에 대해 “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의 기본적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김 대표가 극복할 과제가 됐다. 김 대표는 당선 후 ‘연포탕’과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지만 향후 당직 인사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에게 휘둘린다면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당장 사무총장과 대변인,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인사에 강성 친윤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안정적 당선권인 대구·경북(TK)과 서울 강남 지역에 대통령실에서 추천한 인사가 대거 공천될 것이란 전망도 벌써 당내에서 회자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대화가 중요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극한 대립을 벌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협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검찰의 이 대표 수사와 민주당의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공세로 여야 관계 전망도 밝지 않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만나겠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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