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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파월 “금리 인상 속도 낼 준비”…‘물가 잡기’ 추가 긴축 예고[연준, 이달 ‘빅스텝’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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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 깨고 “인플레 2% 수준까지 낮추려면 길 험난”

빅스텝 땐 단번에 5%대 ‘껑충’…미 국채 금리도 최고치 경신

경향신문

파월의 선택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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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의 여파로 올해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 경제는 오히려 ‘무착륙’ 전망이 나올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물가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커지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사이클을 곧 종료하고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점쳤던 시장의 정책 전환(피봇)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1월 물가지표가 발표된 이후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긴축 강화 발언을 내놓았지만, 연준 수장이 직접적으로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컸다. 연준이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4.5∼4.75%에서 단번에 5.0∼5.25%로 올라간다.

연준의 입장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둔화)이 시작됐다”던 지난달 발표에서 한 달 만에 강경하게 선회한 것은 물가오름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떨어지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지표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월에 4.7% 올라 지난해 12월(4.6%)보다 더 많이 상승했다. 이에 물가가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졌다. 고용시장에서도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전망치의 3배에 육박하고 실업률이 5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노동공급이 부족해 빈 일자리에 사람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임금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비록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완화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율을 (연준 목표인)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치도 일제히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3월 빅스텝 확률은 67.5%로 전날(31.4%)의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도 발표된 새로운 점도표상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기존보다 0.5%포인트 오른 연 5.5∼5.7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4.968%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잠시 4%를 넘겼다가 3.9%대 중반으로 진정됐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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