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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징용 피해’ 고백... 정청래 “尹 천벌받아” 홍준표 “고육지계”

조선일보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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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징용 피해’ 고백... 정청래 “尹 천벌받아” 홍준표 “고육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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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8일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부친이 징용 피해자였다’고 각각 밝혔다. 평가는 갈렸다. 홍 시장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고육지계(苦肉之計·어려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놓는 방책)로 이해한다”고 했고,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용서치 않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조선DB

국민의힘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조선DB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해법은 북핵과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한 고육지계로 보인다”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서 우리가 어른스럽게 한발 물러서는 것도 차선의 방책”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2차 대전 종전 후 미군 포로가 학대를 이유로 일본을 제소했을 때 우리와는 달리 그 아픔은 이해하지만, 종전협상으로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판시 한 바도 있었다”며 “법 감정의 차이일 수도 있으나 독일과 달리 일본의 미온적인 전후 관계 처리는 그들의 옹졸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 대만 간의 양안 문제로 세계 정세가 어지러운 판에 이번 한일관계 해법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윤 대통령의 고육지계로 이해한다”며 “참고로 저의 선친도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라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고백을 했다. 그는 “제 아버지도 강제 징용 피해자다. 일본 홋카이도 탄광으로 끌려가 3년간 죽도록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목숨만 간신히 건져서 귀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제 개인적으로도 절대로 용서치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 하늘이 두렵지 않으냐.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윤석열 정부의 이번 조치는 헌법 위반”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정 행위이기에 무효”라며 “역사는 오늘의 사태를 제2의 경술국치, ‘계묘국치’로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징용 피해자를 아버지로 둔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홍 시장은 2019년 7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나는 내 아버지가 일제 시대에 징용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온 사람이라 유족 보상 청구권이 있지만 청구할 생각이 없다”며 “1965년 한일회담 이후 받은 3억달러와 무상으로 받은 금액으로 (우리가) 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을 만들고 다 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2015년 12월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면서 “저희 아버지는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는 생전에 일제, 일본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항상 왜정시대, 왜정 때라고 말씀하셨다”며 “일제의 피해자인 저희 아버지는 용서하지 않고 이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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