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처참하게 파손된 요르단강 서안 난민촌 제닌의 한 주택을 팔레스타인인들이 확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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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용의자 체포 작전을 펼쳐 팔레스타인인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난민촌에서 용의자를 수색한다며 헬리콥터와 어깨에 메고 다니는 로켓포(바주카포)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측은 “전면적인 전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공격 동기를 얻고, 이스라엘과 보복을 주고받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하레츠·AFP통신·알라지자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에 있는 제닌 난민촌에 병력을 보내 수색 작전을 펼쳤다. 지난달 26일 팔레스타인 마을 후와라 인근에서 이스라엘인 형제 힐렐 야니브(22)와 야겔 야니브(20)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이날 작전의 명분은 범인 검거였지만, 실제로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제닌 난민촌으로 이동하는 이스라엘 군용 차량 행렬 위로 헬리콥터가 함께 진입하는 장면 등이 올라왔다. AFP통신은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인들이 한 주택을 포위하고 어깨에 맨 로켓포를 쐈다고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제닌 난민촌에서 작전을 펼쳐 마을이 연기에 휩싸여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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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 작전으로 최소 6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니에는 “난민촌에서 로켓포를 사용한 것은 전면적인 전쟁 행위”라면서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이 위험천만한 확전의 책임은 이스라엘 정부에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중 한 명은 야니브 형제를 살해한 용의자인 압둘 파타 후세인 흐루셰(49)였다고 밝혔다. 하레츠는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흐루셰가 최근 이스라엘 감옥에서 복역했다가 풀려난 뒤 하마스와 연계해 활동하고 있었다”면서 “이날 흐루셰의 아들 두 명도 나블루스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흐루셰가 후아라에서 야니브 형제를 살해한 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도움을 받아 제닌 난민촌으로 피신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사살한 6명 중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에 대해 “우리의 용감한 군인들이 살인자들의 은신처 중심부에서 정확하게 작전을 펼쳐 혐오스러운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며 “우리를 해치는 자는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제닌 난민촌에서 작전을 펼치는 동안 헬리콥터가 정찰 비행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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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은 “이날 공격은 1967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불법점령한 뒤 펼친 작전 중 가장 치명적인 것 중 하나였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위험한 수위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강경하게 대응할수록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과 유대 정착민 민병대에 맞서기 위해 더 단합하고 있다. 하레츠는 “이스라엘이 제닌 난민촌을 습격하면서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구축하고 있다”며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쪽에 있는 두 도시인 제닌과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의 연계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알자지라의 수석 정치 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는 “이스라엘의 폭력적인 탄압이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진압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가장 많이 공격한 난민 캠프와 마을은 이제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으로 변했고,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더 거세지면서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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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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