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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미경 기자] 팀으로는 원더걸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뉴진스, 트와이스가 있다. 그리고 솔로로는 싸이, 씨엘 (2NE1), 제이홉, Agust D, 슈가, 정국, 진, RM, 지민 (이상 방탄소년단), 로제, 리사 (이상 블랙핑크), 태양(빅뱅)이 있다.
세계 음악 시장에서 높아진 K-팝 위상에 자부심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들의 공통점을 알아챘을 것이다. 바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 이름을 올린 한국 아티스트들(차트 입성 順)이다. 그리고 K-팝 신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누군가의 팬이라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소위 '빅4'라 불린 국내 대형기획사 중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가 보이지 않아서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는 그간 보아, EXO, 종현(샤이니), NCT, 슈퍼엠, 에스파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SM의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빌보드 ‘핫100’에서는 SM 아티스트들이 유독 고전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M과 하이브의 결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K-팝 팬들 사이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SM 팬들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으로 대표되는 '핑크 블러드' 또한 적어도 이 점에서 만큼은 하이브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주류 팝 시장인 북미 음악 시장에서 K-팝 선두주자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미국 빌보드 ‘핫100’ 1위 곡을 여섯 곡이나 배출한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뉴진스 등 각 레이블의 신구 아티스트들이 모두 하이브 지붕 아래서 급성장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했다.
실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는 SM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 자신감을 표했다. 현재 SM 사내이사 후보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주주제안 페이지(SM with HYBE) 영상을 통해 “하이브가 보유한 글로벌 톱클래스 유통 및 프로모션 네트워크와 팬덤 플랫폼, 그리고 현지에 이미 구축된 매니지먼트, 솔루션, 레이블 사업 조직으로 말뿐만이 아닌 실질적 사업 시너지를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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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결합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로 하이브가 보유한 현지 주류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이 SM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지역별 사업기지를 구축하지 않고도 하이브가 축적한 팬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수 있으다. 또 양사의 사업물량을 통합해 협상력을 제고하고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나 존재감이 부족한 카카오와 비교해 확실히 하이브가 우위에 있는 지점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SM이 고유의 색깔을 잃거나 하이브의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미 빅히트 뮤직,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OZ 엔터테인먼트, 빌리프랩, 어도어 등 각각의 색깔이 뚜렷한 멀티 레이블 체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해온 하이브다. 하이브가 SM의 레거시(유산)를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마당에 이러한 우려는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열린 토론회(SM 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도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SM의 색을 지운다면, 하이브의 손해다. 뉴진스 제작사인 민희진 대표가 이끄는 어도어 역시 독립성이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업계를 다 가져가려 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며 “해외로 빠지는 물량을 빼고 나면 SM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은 다 합쳐도 독점이 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세계 음악 시장에서 K-팝은 여전히 미약한 존재이며, 방탄소년단의 비중이 워낙 큰 점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SM과 하이브가 힘을 합칠 때 K-팝의 인지도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이달 말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에서 SM의 미래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SM 현 경영진은 카카오와 협업을 꿈꿨지만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인수해 1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더군다나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카카오와의 연합에 제동이 걸렸다.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SM, 하이브 양측 모두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합당한 이유와 설득력 있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어떤 시장에서 어떤 미래 성장 전략과 성과,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있느냐’이다. 결국 글로벌 사업 분야에서의 시너지가 주주들은 물론 팬들의 마음까지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on@osen.co.kr
[사진]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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