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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프로 1호 강춘자 대표 "퇴임하면 골프전도사로 일하고 싶어"

이데일리 주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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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프로 1호 강춘자 대표 "퇴임하면 골프전도사로 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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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T 대표 오는 4월 15일 3년 임기 마쳐
"퇴임 후 야인으로 돌아가 골프전도사 될 것"
행정가로 가장 큰 보람은 KLPGA 투어의 성장
"1983년 일본 진출 때 좋은 환경 보고 부러워"
강춘자 KLPGT 대표. (사진=KLPGA)

강춘자 KLPGT 대표.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골프를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골프전도사가 되고 싶다.”

한국 여자 프로골퍼 1호 강춘자(67)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대표가 오는 4월 퇴임 뒤 더 많은 사람에게 골프를 알리는 전도사로 또 다른 인생을 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 대표는 2일 서울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4월 15일 KLPGT 대표 임기가 끝나면 일선에서 물러나 골프를 전도하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며 “후배들을 위한 레슨을 비롯해서 더 많은 사람이 골프를 쉽게 할 방법을 찾아서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 KLPGA와 관련된 모든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KLPGT 대표에서는 물러나지만, 임기가 남은 KLPGA 이사직은 계속 유지해 당분간 협회의 일을 병행한다.

강 대표는 고 구옥희, 한명현, 안종현과 함께 1978년 KLPGA 프로테스트를 통과한 1세대다. 가나다순에 의해 회원번호 1번으로 활동했다.

현역 시절 KLPGA 선수권 등에서 10승을 거둔 그는 1983년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진출해 활동했다.


1998년까지 현역으로 필드를 누빈 강 대표는 1999년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돼 행정가로 변신했다. 당시 부회장은 무보수 비상근직이었다. 그 전엔 전무이사로 일하며 투어 활동을 함께했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협회 살림을 맡아 온 강 대표가 본격적인 행정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 KLPGA 얼굴로 나섰다. 그 뒤 4년 임기의 수석부회장을 연임했고 2020년에는 KLPGA의 자회사로 수익 사업을 담당하는 KLPGT 대표를 맡았다.

퇴임까지 약 한 달여 시간을 남긴 강 대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투어의 괄목한 성장을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그는 “1983년 일본투어에 갔을 때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좋은 환경에 매우 놀랐다”며 “당시만 해도 일본 선수들의 차별이 심했고, 어떤 선수는 김치 냄새, 마늘 냄새가 난다고 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투어 환경은 늘 부러웠고 그때 같이 간 동료와 함께 ‘우리도 저런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KLPGA 투어가 일본의 JLPGA 투어와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했고 작게나마 역할을 했다는 것이 보람된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취임하기 전 KLPGA 투어는 2019년 30개 대회 총상금 253억원, 평균 상금 8억 4000만원에서 올해는 32개 대회에 총상금 312억원, 평균상금 9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협회를 이끌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도 많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기간 KLPGA 투어 대회를 개최하면서 소속 선수의 LPGA 대회 참가를 제한하자 여러 곳에서 불만이 나왔다.


이이 대한 강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왜 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동안 다른 대회를 개최하느냐는 비난을 받았죠. 하지만, 저를 비롯해 협회의 생각은 상위 선수들만을 위해 나머지 선수들에게 손 놓고 쉬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라며 “LPGA 대회에 나가는 선수는 상금도 받고 우승하면 출전권도 받지만, 그 기간 다른 선수들은 쉬어야 하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올해도 같은 기간 K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데 많은 선수가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KLPGA 투어가 발전하는 데는 계속해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는 좀 쉬라고도 얘기하지만, 그런 게 잘 안 된다”며 “앞으로도 KLPGA 투어가 더 성장해 세계적인 투어가 되기를 바라며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투어가 발전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