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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OSEN '유구다언'

'횡설수설' 뮐러 위원장... '노장' 박항서가 옳았다 [유구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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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베트남 축구와 5년간 동행을 마무리한 박항서 감독은 지난달 국내로 복귀하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달 14일 귀국한 박항서 감독은 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에 그는 "한국 축구를 떠나있어서 분위기를 모른다"면서도 "단 기술위원장에 대해서는 소신이 있다. 자국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 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을 낙점한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박 감독은 뭘러 위원장의 선임을 두고 "이분께서 국내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까 싶다. 서류와 데이터를 본다고 (국내 지도자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까 싶다"고 지적했다.

당시 박 감독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새 감독을 선정하는데 불필요한 조언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박 감독의 우려가 실제로 나타났다.

뮐러 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새 지도자로 선임하게 된 배경 등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7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에 독일 출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연봉은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다음주 중으로 입국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시작한다.

뮐러 위원장은 “정해진 과정을 통해 5명의 후보군을 추린 뒤 다시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협상하려 했다”며 “최종 2명으로 좁혔는데 그 중 클린스만이 첫 대상자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에 대한 큰 관심을 느꼈고 동기부여가 컸기에 그를 낙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과업이지만 뮐러 위원장은 기자회견서 정상적인 기자회견을 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오히려 더 부각된 것은 뮐러 위원장의 기자회견이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의 인연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하나둘씩 자기 생각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기술연구그룹(TSG)으로 참가했다”며 “모든 경기를 평가하고 분석했는데 한국 축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진 걸로 알고 있다”라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듯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TSG 일원으로 함께 활동한 차두리와의 인연도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두 사람이 같은 호텔을 사용하면서 같은 목표를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 주제는 축구였지 않을까 한다. 한국 축구에 대해서도 많은 걸 물어본 걸로 알고 있다”라며 추측성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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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축구 철학에 대해서도 명확함은 떨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이 한국 축구의 어떤 점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묻자 “조금 더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고 득점을 많이 하는 방법을 찾지 않을까 한다”며 “포르투갈전 역습처럼 쉽고 빠르게 득점하는 걸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이 이어지자 개인의 생각인지 혹은 클린스만 감독의 의견인지 묻는 말이 재차 나왔다.

노장의 조언에는 분명한 뜻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지는 것은 감독 당사자 뿐만 아니라 뮐러 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의 비상식적인 행보 때문이다. 특히 대한축구협회는 영어가 부족한 뮐러 위원장의 독일어 통역도 준비하지 못했다. 문제점만 부각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해결된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또 뮐러 위원장은 감독 선임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그리고 기자회견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박항서 감독의 발언이 다시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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