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홈 경기장 찾아…"성공 여부보다 도전 자체가 중요해"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박항서(66) 전 베트남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 현장을 찾아 '애제자' 응우옌 반토안(27·이랜드)이 날씨가 더워질수록 실력을 한껏 발휘할 것이라 격려했다.
박 전 감독은 1일 서울 이랜드FC와 충북청주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1라운드 경기가 펼쳐지는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이날 반토안은 호난과 함께 이랜드의 투톱으로 출전해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포인트는 작성하지 못했다.
하프타임에 취재진과 만난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이 정도 추위면 정말 춥다고 생각한다"며 "날씨가 더울 때는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토안은 2016년부터 A매치 47경기에 출전한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다.
유스 시절부터 보낸 자국 클럽 호앙아인 잘라이에서 2015년 프로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뛰다가 2023시즌을 앞두고 이랜드를 통해 첫 이적과 해외 진출을 동시에 이뤘다.
박 전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포함해 나와 5년 4개월을 함께한 선수다. 항상 긍정적"이라며 "대표팀에서는 '간식 담당'이었다. 저녁에 대표로 피자나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는 등 궂은일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반토안이 K리그 진출을 모색한 건 박 전 감독의 영향이 컸다.
반토안은 지난달 14일 K리그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님에게서 한국과 베트남의 축구 스타일 등에 대해 들었다. 한국은 파워풀한 스타일이니 그런 걸 이겨내야 한다고 하시더라"며 "많이 어려울 거라면서도, 자신 있게 생활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반토안 |
이날 박 전 감독은 "한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이다. 반토안도 나가고 싶어했다"며 "대부분 베트남 선수는 한국에 오는 걸 두려워한다. 응우옌 꽁푸엉이나 르엉쑤언쯔엉이 처음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걸 봐서다. 한국 축구가 특히 체력과 몸싸움 등을 요구하는 걸 선수들도 안다"고 말했다.
이어 "젊으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했다"며 "1부가 아닌 2부리그를 권유했다. 2부에서 검증을 받고 적응하는 기간으로 삼으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반토안의 전망을 묻는 질의에는 "미래는 알 수가 없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본인의 노력과 함께 운도 따라야 한다"며 "도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국에서 선수로 성공하는 게 쉽지는 않아서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의 요구에 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감독은 "이랜드의 박충균 감독의 요구가 나와 다를 수 있다. 감독이 뭘 요구하는지 전술 등을 잘 듣고 임무를 잘 수행하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따로 만나서 해줄 이야기도 없다. 나는 모레 아침 베트남으로 돌아가야 해서 (그 전에) 저녁이나 같이하려고 한다"며 웃은 박 전 감독은 "꼭 이랜드에서 성공해서 베트남 선수들이 한국에 더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덕담을 전했다.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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