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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꺾이지 않는 환율…美 '물가 쇼크'에 원/달러 환율 132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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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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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을 웃돈 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외환시장을 덮쳤다.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연고점을 갱신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CE 물가마저 반등하자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았다는 의심이 확신이 되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꺾기 위해 긴축 고삐를 죌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에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2원 오른 132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9일(1326.6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2원 오른 1315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상승폭을 키우더니 장 한때 1323.5원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물가 수준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더 깊고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발표된 지난달 미국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5.4% 올랐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돈 결과다. 특히 각각 0.2%, 5.3%를 기록한 지난해 12월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둔화될 줄 알았던 물가 오름세가 외려 가팔라진 것이다.

이에 시장에선 연준의 긴축모드가 당초 예상보다 더 깊고 오래갈 수 있단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이 3월에 이어 5월과 6월에도 금리를 인상해 금리 상단이 5.5%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스티븐 체체티 브랜다이스대 경제학 교수를 포함한 5명의 경제학자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공동 보고서에서 기준금리를 6.5%까지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증시 매도세도 이날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렸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20.97포인트(0.87%) 내린 2402.64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246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계속될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27일(현지시간) 오전 2시 기준 105.32까지 치솟았다. 달러인덱스가 이달 초 101 초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3주 새 5포인트가량 급등한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이 정책결정에 있어 물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PCE가 급등세를 보인 만큼 물가가 쉽게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퇴색됐다"며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추이가 더욱 불명확해진 상황이며 이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시장 기대와 현실 간 격차 확인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근원물가의 더딘 둔화를 재확인하고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거나 국내 수출 부진이 심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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