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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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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2시간30분대로 끊는다' MLB 야구 혁명 시작, 피치클락으로 강제 스피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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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 설치된 피치 클락. 이제 투수들은 무주자시 15초, 유주자시 20초 이내에 투구 모션에 들어가야 한다. 타자들 또한 8초 이내에 타석에 서서 타격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투수가 시간을 어기면 볼카운트가 올라가고, 타자가 시간을 어기면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올라간다. 애리조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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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야구가 만들어진 후 가장 큰 변화다. 기다림의 미학을 없애고, 시간제한을 통한 빠른 승부를 유도한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기획한 다양한 변화가 처음으로 정규 경기에서 선을 보였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시애틀의 시범경기, 그리고 서프라이즈에서 열린 텍사스와 캔자스시티의 시범경기가 새로운 시작점을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시범운영됐던 피치클락이 처음으로 MLB 경기에서 시행됐다. 피치클락과 더불어 시프트 금지, 견제 제한, 베이스 크기 확장도 이뤄졌다. 경기시간 단축, 그리고 보다 많은 인플레이 상황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규정을 뜯어고친 결과가 이날 드러났다.

물론 겨우 두 경기 뿐이다. 그래도 결과는 예상보다 강렬하다. 일단 가장 큰 목표인 경기시간 단축을 이뤘다. 샌디에이고와 시애틀의 경기는 2시간29분, 텍사스와 캔자스시티의 경기는 2시간33분 만에 끝났다. 9회말까지 경기가 진행됐고 시범경기 특성상 많은 선수들이 교체 출장했음에도 지난해 평균인 3시간 3분(9이닝 경기 기준)보다 30분 가량이 줄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투수는 무주자시 15초 이내, 유주자시 20초 이내에 투구 모션에 들어가야 한다. 타자 또한 8초 이내에 타석에서 들어서서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투수가 시간을 위반하면 볼카운트가 올라가고 타자가 시간을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올라간다.

이날 2번 타자로 출장한 샌디에이고 타자 매니 마차도는 처음으로 피치 클락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됐다. 1회말 주자없이 맞이한 1사 볼카운트 0-0에서 상대 선발투수 로비 레이에 맞서 8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 피치 클락이 15초에서 7초까지 주는 동안 타격 준비를 완료짓지 못했고, 레이는 공 하나도 던지지 않은 채 스트라이크 카운트 하나를 얻었다.

경기 후 마차도는 MLB.com을 비롯한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역사에 한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미소지었다. 허무하게 1스트라이크를 내준 마차도는 볼카운트 2-2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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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시애틀과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애리조나 |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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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투수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은 “이 정도 스피드로 경기가 진행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처음이지만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말했다. 시애틀 선발투수 레이 또한 “공을 던지기까지 정확히 시간이 나오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텍사스 선발투수 글렌 오토는 “변화가 어떤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나는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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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 애리조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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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MLB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이내였다. 1979년 평균 경기시간은 2시간 31분으로 피치클락이 처음 시행된 이날 두 경기 평균과 동일하다. 피치클락과 더불어 견제 횟수 제한 또한 경기시간을 줄이는 데 있어 큰 요소가 될 전망이다.

갑자기 진행된 일은 아니다. MLB 사무국은 이전부터 꾸준히 경시시간 단축을 목표로 새로운 규정을 도입해왔다. 지난해에는 투수와 포수가 전자기기를 통해 사인을 교환하는 피치컴을 허용해 배터리의 사인 교환 시간을 단축시키도록 유도했다. 올시즌에는 피치클락으로 인해 더 많은 투수들이 피치컴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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