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상승…공공요금 인상 여파
소비자심리지수 0.5포인트 하락
정부가 '난방비 폭탄'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올겨울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한 1일 서울 중구의 한 가게에서 상인이 전기난로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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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난방비에 이어 택시비까지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달 만에 다시 4%대로 올랐다. 맥주나 소주 등 주류를 비롯해 식품물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도 더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0%로 1월(3.9%)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 3.8%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1월보다 0.2%포인트 오른 5.2%로 집계됐다. 넉달만에 반등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월 다시 5.2%로 높아진 데다 공공요금 인상 예고가 이어지면서 ‘물가가 쉽게 낮아지지 않겠다’는 예상이 늘어난 것 같다”며 “가공식품, 공업제품 등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5%대의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고, 도시가스,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상방 압력도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스비, 택시비 등 생활물가가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0% 이상 오른 가스요금이 올해 1월 ‘난방비 폭탄’으로 날아왔고, 올해 1분기에는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인상됐다. 이달에는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을 꼽은 비중은 87.7%로 한달 전보다 11.8%포인트나 늘었다. 이어 석유류제품(29.2%), 농축수산물(27.6%) 순이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부담도 커진다.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오르면서 식당에서 병당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물가부담이 커지자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로 1월(90.7)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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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3개가 1월보다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48·-3포인트), 생활형편전망(83·-2포인트), 가계수입전망(95·-1포인트)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현재생활형편(82)과 향후경기전망(60)은 변화가 없었고, 소비지출전망(112·+2포인트)은 유일하게 올랐다.
황 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공공요금 중심의 물가 상승폭 확대 영향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리수준전망지수(113)는 한 달 전보다 19포인트 떨어지며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의 비중이 전달보다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71)의 경우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나며 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3개월 연속 상승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취업기회전망지수(69)는 일상 회복에 따른 구직자 확대 기대 등으로 3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7∼14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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