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숨져
일본 매체 별세 소식 뒤늦게 보도
애니메이션 영화 ‘은하철도 999’의 한 장면(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에서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20일 교도통신,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마쓰모토 레이지는 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쓰모토의 스튜디오 측은 트위터에 “레이지는 별의 바다로 여행을 떠난 만화가”라며 “시간의 고리가 닿는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그는 항상 말했다. 우리도 그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 마츠모토 레이지가 지난 2017년 3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생전 모습(사진=연합뉴스). |
1938년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서 태어난 마쓰모토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인 1954년 투고한 ‘꿀벌의 모험’이 ‘만화소년’에 연재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그의 최고 히트작은 1971년부터 1981년까지 ‘주간소년킹’에 연재된 ‘은하철도 999’다. 만화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TV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로도 제작됐다. 일본대중문화개방조치(1998년) 전이었던 1981년 MBC를 통해 ‘특선만화’로 한국인에게 처음 선보였다.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곧 정규 편성됐다.
‘은하철도 999’는 기계인간이 되려는 호시노 테츠로(한국 이름 철이)와 신비로운 여인 메텔이 기계 몸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로 가기 위해 우주 공간을 달리는 열차인 은하초특급 999호를 타고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마쓰모토는 2017년 방한 기자회견에서 ‘은하철도 999’에 대한 구상은 도쿄로 상경하던 중 탔던 기차 여행의 강렬한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바 있다.
마쓰모토는 “도쿄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기차표를 살 돈조차 없었는데, 도쿄의 편집자가 기차표를 보내줬다”며 “기차를 타고 도쿄에 가는데 터널을 빠져나가며 마치 우주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때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은하철도 999’를 구상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인은 ‘은하철도 999’ 외에도 ‘천년여왕’, ‘우주해적캡틴 하록’, ‘우주전함 야마토’ 등 우주와 모험을 주제로 한 웅장한 SF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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