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이 의회 다수당인 울산·양평 폐지…수원·성남도 폐지 추진
한적한 남북출입사무소 |
16일 경기 수원시와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개회한 수원시의회 임시회에서는 국민의힘 홍종철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같은 당 나머지 의원 19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심의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수원시가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쓸 기금 조성과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지난 2011년 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없애자는 것이다.
수원시의 남북협력협력기금은 조례에 따라 20억여원이 조성됐다가 2021년 북한에 콩기름을 지원하는 사업에 1억원, 같은 해 남북 미술작가 전시회에 2억3천만원이 쓰여 현재 17억원이 남아있다.
조례 폐지를 추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례 제정 이후 12년 동안 남북교류협력 기금으로 불과 2개의 사업밖에 진행되지 않은 만큼 실효성이 떨어져 조례를 없애고 남은 돈은 일반회계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종철 의원은 "진행된 2개의 사업조차도 시가 직접 한 게 아니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라는 곳에 돈을 줘서 집행해 사실상 실제로 한 사업이 없다"며 "접경지 지자체에서도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수원에서 사업을 위해 기금을 계속 모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와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민단체 등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는 기금 조성 부분은 삭제하더라도 남북교류협력 조례 자체를 폐지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고 74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3일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반대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서정문 부위원장은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고 반성하지만, 남북경색과 코로나19 등의 사정이 있었고 기금은 추후 상황이 나아지면 재개될 사업들을 위한 종잣돈으로 모아놓으면 되는데 조례 자체를 없애려고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전체 의석이 37석인 이번 수원시의회는 국민의힘 20석, 더불어민주당 16석, 진보당 1석이어서 '여소야대' 상황이다.
수원시청 |
남북교류협력 기금을 둘러싼 갈등은 수원시 외에도 민선 8기 들어 국민의힘이 의회 다수당인 지자체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제정한 남북교류협력 관련 조례안을 폐지하는 조례안을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재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11월 정례회에서 처리하려다가 민주당의 반발로 철회된 바 있다.
민주당 측은 이번 임시회에서도 안건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다시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의원이 18명, 민주당 의원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두겸 시장과 김기환 의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의회 구성이 국민의힘 21명, 민주당 1명인 울산시는 전임 민주당 송철호 시장 당시 추진한 남북교류협력기금 조성 사업을 폐지했다.
애초 남북교류협력기금의 존속 기한은 지난해 연말까지로 설정돼 있었는데, 시는 기금을 연장 운영하지 않고 일반회계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또 기금 조성의 근거와 운영·관리 규정을 담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는 시의회의 절차를 거쳐 폐지됐다.
경기 양평군의회도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관련 조례를 폐지했고 대구시는 같은 해 12월 1일 기금을 없앴다.
이들 지자체는 '장기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추진사업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관련 조례를 폐지했지만 대북 정책을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차 또는 정치적인 입장차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수원시의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수원시는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이 시장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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