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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취약층 난방비 ‘확대’론 한계…추경 등 ‘적극 재정’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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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생 물가 대응방안

경향신문

“특단의 대책 마련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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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요금 할인·‘캐시백’
알뜰교통카드 지원도 늘려
부자 감세·긴축 기조 고수
기존 대책 소폭 확대 그쳐

정부가 15일 예정에 없던 민생 물가 대응방안을 급하게 내놨다. 중앙과 지방의 공공요금 인상을 하반기로 미루고,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비용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기존 대책을 소폭 확대하는 데 그쳤다. 고자산가 감세 및 재정지출 축소 기조에 따라 쓸 수 있는 정부 재원이 없었다. 서민· 중산층의 고물가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재정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대책에는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 지원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겨울철에 등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59만2000원 수준의 에너지 비용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지원 대상이 등유 15만6000가구, LPG 3만4000가구 등 총 19만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난방비 급등으로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요금을 할인한 것과 달리, 지금까지 등유나 LPG를 사용하는 가구는 에너지바우처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경향신문

현재 운용 중인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확대된다.

에너지 캐시백 제도는 전기나 가스를 전년 동기 대비 절약한 가구에 일정액의 현금을 환급해주는 제도다. 전기요금 캐시백 제도는 지난해 여름부터, 가스는 올겨울부터 시범 시행했다. 정부는 가입방식을 간소화하기로 했는데, 지금은 가구별로 개별 신청을 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단지가 가입하면 자동 가입되도록 바꿀 방침이다.

또 지금은 요금에서 지급 인센티브가 차감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의 계좌로 현금이 직접 입금된다. 전년 동기 7% 이상 사용량을 절감해야 인센티브가 지급되던 것이 앞으로는 3% 이상만 절감하면 지급되도록 바꿀 계획이다. 가스요금 캐시백은 매년 동절기에 상시 시행하는 형태로 확대된다.

정부는 서민들의 교통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뜰교통카드 지원 한도도 종전 월 44회에서 60회로 늘리기로 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최대 20%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추가로 10%가량의 할인을 제공하는 교통카드다.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만 적용될 예정이던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확대 조치는 하반기까지 연장된다. 이에 따라 버스나 지하철, 기차를 이용할 때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면 사용액의 80%까지 공제 받을 수 있다.

이번 대책은 기존 예산하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취약계층 지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새롭게 재원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예전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보편 지원이 아니라 취약계층을 목표로 삼는 지원책을 구상한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은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수십조원 규모의 민생 조정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지원으로 소요되는 재원이 약 8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는 재정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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