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미얀마 군사정권이 2일 전국 14개주 가운데 8개주에 속한 37개 타운십(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2주년을 맞은 지난 1일 태국 방콕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 요구 시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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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며 2년째 무력 투쟁을 이어가는 민주 진영이 “군부 몰락 후 입주”를 조건으로 추진한 아파트 분양 프로젝트에 6500명 이상이 몰렸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얀마 시민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라와디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지난 11일 출시한 ‘스프링 블리스’ 아파트 분양 사업이 시행 하루 만에 6500여 명의 선주문을 받았다. 군부 정권을 무너뜨린 뒤 군이 점유한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양곤시 흘라잉따야와 밍글라돈, 사우스 다곤 등 군 점유 부지 3곳에 총 1만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분양가는 4400~1만1400달러(약 560만~1460만원) 정도로, 현지 아파트 분양가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12개월 동안 분양가의 30%를 내고, 나머지는 입주할 때 납부하는 조건이다.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임시 정부의 기획재정투자부(MOPFI)는 “3000가구를 계획했으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1만 가구로 공급 계획을 늘렸다”고 밝혔다. 유틴턴나잉 MOPFI 장관은 “이번 분양에 대한 수요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단을 반영한다”며 “그 무엇도 민주화 혁명을 막을 순 없다”고 했다. 한 미얀마 주민은 “역사적인 ‘봄 혁명’을 지지하며, 작은 도움이라도 되려고 프로젝트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만윈카이딴 NUG 총리는 “올해를 민주화 혁명의 분기점으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국민통합정부는 지난 2021년에도 630만달러(약 80억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해 모두 판매하며 투쟁 자금을 마련했다.
미얀마 군부는 2년째 강압 통치를 계속하며 민주 진영을 유혈 진압하고 있다. 군부와 NUG 간 전투를 피해 고향을 떠난 주민이 200여 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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