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고물가에 구직난까지 닥쳤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둔화로 일자리 증가가 더뎌진데다 고용이 좋았던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겹친 탓이다. 늘어난 취업자도 60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에 수출감소, 건설부진까지 겹치면서 정부는 당분간 고용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인 ‘고용 춘궁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만1000명 늘었다.
이는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2개월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지난 5월(93만5000명)을 정점으로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취업자가 113만5000명이나 늘었던 지난해 1월 고용호조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수출부진 등 경기둔화 영향도 짙어지는 모양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취업자는 3만5000명 줄며 2021년 10월(-1만3000명) 이후 1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도소매업(-6만1000명)과 건설업(-3만9000명), 운수창고업(-5만1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반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숙박·음식점업(21만4000명)과 보건·사회복지업(22만명)은 늘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47만명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2만8000명 감소하는 등 고용의 질도 좋지 않다.
연령별로는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97.3%가 60세 이상(40만명)이었다.
30대와 50대는 각각 1만7000명, 10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대 이하와 40대는 각각 5만1000명, 6만3000명 감소했다.
20대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7개월 연속 줄었는데, 통계청은 청년층(15∼29세)과 40대 취업자가 줄어든 데에는 인구 감소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다”며 “경기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고용 양상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앞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이례적인 고용호조에 따른 기저영향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경기둔화·생산연령인구 감소 등 하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지난해 초 고용실적을 감안하면 2월부터 취업자 수 증가는 둔화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81만명 수준이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올해 9만~10만명 등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격한 고용둔화 상황과 관련해, 정부는 이날 열린 ‘일자리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용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미충원인원이 통계작성 이래 최대에 달하는 등 구인난을 호소하는 노동시장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직접 일자리를 상반기 100만명 수준을 목표로 신속히 집행하는 한편, 빈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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