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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보일러 안켤수도 없고"…아기 키우는 집 난방비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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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아파트 관리비 60만원 육박…"월세 내는 기분"

반려동물 가정도 걱정…"1도 낮추고 핫팩으로 버텨"

연합뉴스

전기·가스요금 폭등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오보람 이미령 기자 = "아기가 추울까봐 24시간 난방을 가동하는데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지난달 24평 아파트 관리비가 40만원을 넘었어요."

14개월 아기를 키우는 직장인 김모(36)씨는 최근 훌쩍 뛴 난방비와 전기료 부담을 토로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아파트에서 열 요금(난방비) 38% 인상을 공지했다"며 "난방비가 겁나서 결국 실내온도를 25도에서 24도로 낮추기로 했다. 아기한테는 수면 조끼를 껴입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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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난방비 부담
[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갓난아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대책 없이 고스란히 난방비 폭탄을 감내하고 있다.

성인이라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추위를 견디는 쪽을 택하겠지만 아기나 반려동물이 있으면 그마저도 어렵다.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들고 한숨만 내쉴 뿐이다.

백일 된 아기가 있는 김모(32·서울 동작구)씨가 올해 1월과 2월 받은 난방비 고지서에는 각각 18만8천원, 16만7천원이 찍혔다. 지난해 같은 달에는 각각 14만8천원, 11만7천원 수준이었다.

김씨는 "갓난아기가 있는 집은 23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해 보일러 온도를 고정해 틀고 있다. 아기 목욕물 온도도 중요해 온수도 많이 쓰게 된다"고 했다.

한 살배기 딸을 키운다는 송모(33·경기 고양시)씨는 1월 청구된 관리비가 전월보다 15만원이 오른 58만8천원이 나와 "월세를 내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관리비가 80만원이 나온 집도 있다고 한다.

송씨는 "어른만 있으면 대충 껴입고 살겠지만 아기 때문에 난방을 틀지 않을 수 없다"며 "아기 돌보기도 힘든데 보일러까지 밤새 신경 쓰니 너무 피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기 빨래 때문에 매일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고 젖병 소독기도 쓰는 데다 공기청정기도 상시 틀어놔 관리비에 포함된 전기요금도 전월보다 8만원이나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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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이요? 진짜 폭탄 맞았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4일 서울 성북구 한 대중목욕탕에서 업주가 올해 1월과 지난해 1월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보여주고 있다. 업주는 비싸진 가스비에 놀라 작년 1월 고지서를 다시 찾아봤다며 요금이 폭탄 수준이라고 말했다. 2023.2.14 jjaeck9@yna.co.kr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로구 아파트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김새로나(35)씨는 고양이가 주로 다니는 거실에만 보일러를 틀고 있다. 부부는 보온 슬리퍼를 신고 다니고 안방에서는 온수 매트를 틀고 잔다.

그런데도 올해 1월 사용분 도시가스 요금이 17만원으로 전월보다 1만8천원이 올랐다고 했다.

김씨는 "보일러 온도를 항상 24도로 맞춰 놓고 외출하는데 2월 고지서를 보고는 이달부터 온도를 1도 낮췄다"며 "고양이 사료나 모래값도 올라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직장인 배모(33)씨 역시 "난방을 줄일 수도, 온도를 마냥 높게 유지할 수도 없는 처지"라며 "춥지 않을 만큼 보일러를 돌리고 자주 앉는 자리에는 온찜질기를 뒀다. 그래도 추울까봐 조끼도 껴입혔다"고 전했다.

역시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장윤경(27)씨는 "자취 8년 만에 처음으로 가스비 10만원을 찍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원래는 보일러를 제일 낮게라도 틀어놓고 다녔는데 이제 보일러를 잠그고 다닌다. 대신 고양이가 주로 앉는 방석에 핫팩을 깔아둔다"며 "출근할 때마다 갈아주는데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울상을 지었다.

열대 거북을 키우는 박모(29)씨도 "가스요금이 작년 이맘때보다 6만∼7만원은 올라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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