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원로·학계·전문가 ‘정치개혁 과제’ 토론회
2023년 2월 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 "2023,정치제도 개혁의 우선과제-선거법 개정을 중심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정계원로들. 정세균 전 국회의장(앞줄 가운데),이홍구 전 총리,김부겸 전총리,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김상희 전 국회부의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대화문화아카데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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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여야 정계 원로들이 14일 정치권의 양극화 및 진영 정치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선거법 개정 토론 모임에서 여야 원로들은 “더 이상 국내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치 개혁을 주장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우리는 승자 독식 정치 구조의 극단적 폐해를 목도하고 있다”며 현행 소선구제 개편을 주장했다. 이어 “특정 정당이 의회 권력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 정립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 다수를 넘어 169석의 절대 의석을 갖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정 전 의장은 “정치 개혁 논의를 정치권에만 맡겨 놔서는 또다시 유야무야 된다. 학계, 언론, 시민사회를 비롯한 범국민적 압박이 필요하다”며 “여야 합의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올 4월까지 선거구제 법안을 개정하되 실제 적용은 내년 총선이 아닌 23대 총선부터 시작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정치를 30년 하고 나와 보니까 ‘정치가 이렇게 비참한 대접을 받을 분야였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선배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정치적 생각이 다르면 밥도 같이 먹기 싫고 결혼을 시키지도 않겠다는 여론이 50% 정도면 정서적 내전 상태”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앞서 활동한 선배로서 호소한다”며 “결단을 내릴 때다. ‘내 지역은 괜찮겠지’ ‘나는 빠져나갈 거야’ 식으로 우리도 그렇게 문제를 피해갔는데 그 결과가 지금 우리 공동체의 분열”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승자만이 독식하는 대결 정치 구도를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이번 국회에서 개혁을 해달라. 원로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국회 부의장 출신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정치 상황이 정말 최악이다. 심각한 팬덤 정치 상황”이라며 “국민은 극단으로 분열돼 있고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하고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민주당 의원으로서 지난 5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며 “지난 5년이 정치 분야에서 개헌도, 정치 관계법도 획기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혁명적 국면이었는데 해내지 못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위성 정당 만들어서 웃음거리를 만들었고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2023년 2월 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 "2023,정치제도 개혁의 우선과제-선거법 개정을 중심으로" 토론회./대화문화아카데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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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인 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은 “대도시는 3~10인의 중대선거구제로 하되, 농어촌은 1인 소선구제를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다당제를 강제하는 선거제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여야 현역 의원, 정치학 교수, 시민단체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4%가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남인순 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법정기한인 4월 10일까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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