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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붐 끝' 국제유가 상승 전망…"中 수요 느는데, 美 공급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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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셰일산업 투자 둔화…주주 환원·정부 친환경 정책 등 영향

중국 리오프닝 따른 수요 증대, 글로벌 원유수급 압박

"미국 생산량 증가 기대 어렵다…초과 공급 규모 줄 것"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셰일산업에 대한 투자 둔화가 이어지면서, ‘셰일붐’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셰일산업의 구조적 변화는 국제유가가 오르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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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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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 셰일붐 약화 배경 및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산유량이 지난해 6월 일일 1200만배럴 수준에 도달한 뒤 증가세가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유가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지난해 평균(배럴당 94달러)보다 낮았던 2020년초 역대 최고치 1305만배럴에 비해 100만배럴 가량 적은 수준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달리 가격 논리에 충실한 미국 셰일업계 입장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셰일붐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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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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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미국의 원유 생산 정체에 대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이어진 투자 부진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미국 셰일 기업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음에도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탐사·생산 기업들의 지난해 자본지출은 2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잉여현금흐름이 68% 증가한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를 쓴 황유선 책임연구원은 이같은 투자 부진에 대해 기업들의 주주 환원 정책, 바이든 해정부의 친환경 정책, 비용 증가 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기업들은 벌어들인 수익을 재투자하기보다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부채 상환 등에 활용했다. 펜데믹 이후 이탈한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성장보다 수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강화된 친환경 정책, 금융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시 등이 셰일 기업들의 투자를 제약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 텍사스주를 이어주는 키스톤 송유관의 확장사업 승인을 철회했고,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서의 신규 석유·가스 시추 제한 등 친환경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면서 화석연료 산업 전반에 투자가 위축됐다. 또 주요 은행들은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이 많은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 중단, 금융배출량 축소 계획 등을 발표했다.

펜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장비 가격, 임금 상승 등 제반 비용 증가도 투자 부진의 원인이 됐다. 댈러스·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작년 4분기 서베이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들은 ‘비용 상승 및 공급망 병목현상’이 생산의 가장 큰 제약요인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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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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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미국 셰일 기업들의 투자 둔화를 촉발시킨 요인들이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구조적 변화로 미국의 원유 생산이 과거 셰일붐처럼 가파르게 증가하긴 어려워,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원유 수요는 일일 105만배럴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중 50% 이상이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황유선 책임연구원은 “셰일오일은 생산감소 속도가 높아 생산량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선 꾸준한 시추 활동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투자 둔화가 지속될 경우 가파른 생산량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생산확대 여력 제한은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원유수급을 압박해 국제유가 하방경직성 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올해 세계 원유 수급은 일일 62만배럴 초과공급이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 공급이 95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제”라면서 “미국 산유량 증가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초과공급 규모가 줄어 수급이 빠듯해질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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