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이 7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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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남녀 1위 팀인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리그 최하위 팀에 지는 등 스스로 연패에 빠지며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대한항공은 오는 14일 오후 7시 각각 한국도로공사와 KB손해보험의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승점을 챙기지 못할 경우 2위 팀에 추월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2연패' 현대건설, 부상자 속출에 골머리
현대건설의 김연견이 7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코치에게 안겨 나오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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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승점 61점)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위인 흥국생명(승점 60점)이 언제 승점을 높여 1위를 탈환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승점 34·6위)에 패해 승점을 챙기지 못했지만, 오는 15일 리그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승점 9점·7위)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이 역전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격 주포인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에 이어 '리베로' 김연견이 팀에서 이탈해 공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두 달가량 국내 선수들로만 어렵사리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7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셧아웃(0-3) 패배를 당했고, 승점에서 동률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부상으로 최소 2주 공백이 생기면서 수비에 구멍도 뚫렸다. 현대건설로선 수비와 리시브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연견의 이탈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최근 야스민 대체자로 콜롬비아 출신 이보네 몬타뇨(등록명 몬타뇨)를 영입했지만 여전히 희망적이지 않아 보인다. 현대건설은 몬타뇨를 영입하자마자 지난 10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 투입했지만 2-3으로 패했다. 몬타뇨가 적응 기간을 거치지 못한 채 코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렇게 2연패를 떠안은 현대건설은 승점 1점 차의 흥국생명과 살얼음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4연패' 대한항공, 30대 주전 체력관리·용병술 도마
대한항공의 링컨이 10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의 홍동선, 최민호, 오레올의 블로킹에 맞서고 있다. 현대캐피탈배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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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승점 56점)은 현재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4일 KB손해보험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시작으로 연패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7일 리그 최하위 팀인 삼성화재(승점 27점·7위)에 2-3으로 패했고, 10일 2위인 현대캐피탈(승점 52점)과의 승부에서도 3-1로 졌다. 승점을 하나도 챙기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가 된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5차례 대결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승점 차는 4점으로 좁혀졌다.
대한항공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에 이목에 쏠린다. 한선수(38), 곽승석(35), 김규민(33), 조재영(32),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30)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인 상태에서 선수단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다.
이들은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존재한다. 당장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선 종아리 부상을 당한 곽승석과 장염 증세를 보인 링컨이 빠지면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큰 부상이 아닌 관리 차원"이라는 대한항공의 설명을 놓고 보면, 30대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지난달 24일 도드람 2022~23 프로배구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한항공배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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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감독의 선수 기용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리그에서 스쿼드가 가장 탄탄한 팀으로 꼽힌다. 그러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보수적인 선수 기용에 팬들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보수적인 용병술이 선수단의 몸 상태 난조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만 해도 스쿼드가 탄탄해 '코트에 아무나 들어가도 이기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졌다. 폭넓었던 용병술이 오히려 '쓰는 사람만 기용'하는 패턴으로 바뀐 듯해서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선수 교체 타이밍도 팬들에게 답답한 경기력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패를 벗어나려면 선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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