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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 8천명 넘어…약탈행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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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구조된 뒤 바닥에 누워 수액 맞는 튀르키예 주민 - 강진 발생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에서 한 주민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뒤 수액을 맞고 있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인접국 시리아와 튀르키예에서 지금까지 수만명이 사망했다. 2023.02.09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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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규모 7.8의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 8000명을 넘어섰다.

유엔은 사망자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간) AFP·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과 시리아 인권단체 집계를 합쳤을 때 양국의 지진 사망자는 2만 8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사망자가 2만 4617명이고, 시리아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3574명으로, 도합 2만 8191명에 이른다.

유엔 “사망자 2배로 늘 수도” 비관적 전망

서울신문

모닥불에 몸 녹이는 튀르키예 강진 피해자들 -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시에서 지진 피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옆에서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지금까지 양국에서 수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02.09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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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사망자가 수만명 더 나와 최소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전날 지진 주요 피해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 지역 상황을 둘러본 뒤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잔해 아래를 들여다봐야 해 정확하게 셀 수는 없지만 (사망자 수가 현재의) 2배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약 8만명이 지진으로 부상해 병원에 입원했으며, 100만명 이상이 임시 대피소에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0만명가량이 이번 강진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산했고, 유엔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긴급 식량 지원이 절실한 사람이 최소 87만명에 이른다고 봤다.

추위·배고픔 속 생존자들 약탈 위험에도 노출

서울신문

튀르키예 건물 잔해서 생존·구조되는 개 -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혀있던 개를 꺼내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맞닿은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1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23.02.10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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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강진 피해 지역에서 약탈과 총격전 등 폭력행위가 일어나 생존자와 구조대원들을 위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에서는 강진 피해 지역에서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일부는 식료품이나 유아용품이 절실해 슈퍼마켓을 뒤지고, 일부는 옷가게와 전자제품 매장에서 휴대전화 등 값나갈 만한 물건을 쓸어간다고 AFP는 전했다. 현금인출기도 뜯겨나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을 인용해 지진 피해 지역에서 건물을 약탈하거나 전화사기로 생존자들을 갈취하려 한 혐의 등으로 이날 최소 48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규모 7.8 강진’ 튀르키예 건물 잔해서 구조된 고양이 -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구조대원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고양이를 안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2만1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를 찾는 필사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비디오 캡처 사진) 2023.02.10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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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황이 심각한 남부 하타이주에서 약탈범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AFP는 경찰이 약탈 용의자들로부터 훔친 현금과 휴대전화, 컴퓨터, 무기, 보석류, 은행카드 등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이곳에선 구호단체 직원을 사칭해 트럭 6대분의 식량을 가로채려 한 사건도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훔친 물건을 들고 도망가거나 약탈자들이 주민들에게 두들겨 맞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나돌기도 했다.

하타이 주민 아일린 카바사칼씨는 AFP에 “약탈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집과 차를 지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악몽을 겪고 있다. 당국이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부 지역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총격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에 독일에서 온 구조대 두 팀과 오스트리아 구조대가 한때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구조대는 하타이에서 갈수록 치안 상황이 악화해 안전을 보장받을 때까지 구조활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당국은 사정이 어떻든 약탈자들을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경찰을 배치했다.

이날 발표된 칙령은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약탈 용의자에 대한 법정 구금 기간을 사흘 늘리는 등 처벌을 강화하도록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약탈을 비롯한 범죄 행위를 하는 이들을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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