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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학대로 사망한 초등생 친모 “내가 대신 하늘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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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8일 초등학생 5학년 남학생이 사망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입구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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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의 친모가 “양육권 이전을 진행하던 중”이라며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친모 A씨는 9일 연합뉴스를 통해 “그동안 겪었을 아들의 고통에 내가 살아있는 것조차 너무 미안하다”며 “할 수 있다면 우리 아들 대신 내가 하늘로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숨진 아들을 향해 “엄마가 다 잘못한 거니 엄마를 용서하지 말아라. 피멍이 들어 주검이 된 너의 모습이 아닌 환하게 웃는 내 아들의 모습으로 머지않아 하늘에서 보자”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A씨와 친부 B(40)씨는 2011년 3월 결혼해 2018년 이혼했다. A씨는 “결혼한 뒤 B씨의 상습적인 외도와 폭행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가정폭력을 신고했고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이혼을 요청했으나 B씨가 받아주지 않았고, 아이 양육권을 넘기겠다고 하고 나서야 합의 하에 이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혼 후 얼마 되지 않아 B씨가 재혼했고, A씨가 아들을 보려고 할 때마다 ‘엄마를 만나면 아이가 적응을 못 한다’며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학교 담임교사로부터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고 시댁에 찾아갔을 때 방치된 아이를 발견했다”며 “마음이 아파 변호사를 선임해 친권과 양육권 이전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경찰서에 도착할 때까지도 ‘내 아이가 아니겠지’ 찢어지는 마음을 부여잡았으나 내 아이가 맞았다”며 “아이는 피골이 상접해 치골이 살을 뚫고 나올 정도로 말라 있었고 온몸에는 멍이 아닌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전날 친부 B씨와 계모 C(42)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B씨와 C씨는 자매를 낳았고, 숨진 D(12)군을 함께 키웠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후 “아이를 때린 적이 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B씨가 거주하던 아파트 주민은 “3, 4살 정도로 보이는 딸들과는 달리 큰아들은 어머니에게 존댓말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사망한 D군이 가족의 희생양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차별이 있었을 수 있다”며 “큰아들만 가족의 왕따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밑에 두 여동생 역시 큰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하면서 정서적 학대에 노출됐을 것”이라며 “오빠가 아동학대를 당하는 모습을 봤거나 그로 인해 부모가 체포되어 낯선 시설로 옮겨졌기 때문에 두 아동에 대한 치료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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