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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동의하면 끝?..'피지컬100' 안일한 제작진→춘리는 성희롱 고통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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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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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보디빌더 춘리와 격투기 선수 박형근의 성대결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The Swoon'에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100'의 선공개 영상이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 속에는 춘리와 박형근의 성대결이 담겨 있었다.

먼저 박형근이 춘리의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렸고, 두 사람은 뒤엉켜 모래 바닥에 넘어졌다. 이때 박형근은 춘리의 가슴을 공격하면서 명치를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여자 출연자들은 "가슴! 가슴!"이라고 외쳤고, 박형근은 이런 여자 출연진들을 향해 입에 지퍼를 채우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주변에서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의미였다. 또 다른 남자 출연자들은 "그 형은 피도 눈물도 없다. 미쳤다. 진짜 무자비하다"라고 덧붙였다.

박형근이 춘리의 가슴을 찍어 누르는 등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본편이 기대된다"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명확한 기준점이 없는 성대결 논란을 우려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춘리는 개인 SNS에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저와 박형근 선수는 운동인으로써 정당하게 대결하였고 저는 이 대결에 대해 아무런 문제나 불만이 없었다"며 "여성 쪽에서는 남자 선수를 비열한 이미지로 추락시키며 한남 어쩌고 악플. 남성 쪽은 계집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악플. 그렇게 싸워서 뭐 좋을 일이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춘리는 "정작 대결 당사자들은 잘지내고 있는데요. 박형근 선수와 저는 대결이 끝난 후 호탕하게 웃으며 악수를 했고 서로 아무 불만 없었습니다. 개인 인스타에서 악플은 하지 말아주세요. 상대 남자선수에 대한 악플을 제 인스타에 댓글로 다는 이들도 있는데 그건 저를 위하는 게 아닙니다. 상당히 불편합니다. 일부러 그러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발 그런 X신짓 마세요"라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후 본편에서 박형근이 춘리의 가슴을 공격했을 때 심판이 제지했고, 춘리한테 공을 다시 넘기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러나 춘리를 향한 일부 악플러들의 온라인 성희롱과 입에 담지 못할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남녀 성대결의 후폭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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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직접 연출한 '피지컬100'의 장호기 PD는 7일 취재진과 만나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든 출연자분들께 설명을 드리고 동의를 받은 후, 동의하신 분들에 의해서만 경기가 진행됐다"며 "언제든 출연자들은 경기를 피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춘리 선수가 직접 SNS에 게재한 애용을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프로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젠데 갈등을 부추기거나 신체를 향한 악플은 문제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악플은 자제돼야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이는 출연자들의 동의를 받았으니 제작진과 방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는 의미로 들렸고, 또 다시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지만 네티즌들이 악플을 자제해야 한다는 마치 제3자와 같은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춘리는 온라인 성희롱과 악플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그 어떤 악플도 다 참을 수 있다. 여지껏 다 무시했다. 하지만 진짜 참기 힘든 건 신체 특정부위를 확대시켜서 왈가왈부하며 저를 도마 위에서 생선 썰듯이 썰어대는 글"이라며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 저는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20년가까이 하면서 보디빌더로써 최선을 다한 것 뿐"이라고 호소한 춘리는 "제가 당신들한테 피해를 줬나. 그렇게도 씹을 거리가 없어서 신체부위를 확대시켜서 토론하나"라며 고통스러워했다.

춘리는 "몇 년 전에 어떤 분이 올린걸 지인에게 연락받고 이제야 알게됐다. 제 사진을 올리고 특정부위를 확대시켜서 성적 수치심이 드는 댓글을 달리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비참한 느낌이었고 수치심에 멍해졌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라. 당신같은 남자들에게 당신들의 엄마나 딸이 성희롱 당할 수도 있다. 제발 좀 생각좀 하고 살아라"라고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춘리는 "내일 변호사 만나 법적으로 조치하도록 진행하겠다. 고소할 거다. 그외 사진에 달린 악플도 고소진행하겠다. 제 직업에 제발 어쩌니저쩌니 그만하라"며 "제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고 당신들한테 피해준 적 없는데 왜 그러냐. 그렇게도 할 일 없나. 본인들이 본인일에 최선을 다 하듯이 저도 제 일에 최선을 다 하는것 뿐이다. 지워도 소용없다. 이미 복사 다 했고 지워도 복구해서 찾을 수 있게끔 조치 다 했다. 악플러 고소 한 두번이 아니라서 어떻게 하는지 이젠 다 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악플러 고소는 진행한다는 뜻을 한번 보여줘야 진행할 수 있어서"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 경기에서 왜 체급별로 분류가 돼 있고, 종목별로 분류가 돼 있으며, 왜 남녀 경기가 따로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아닌가 싶다. 명확한 기준점이 없는 경기에선 언제든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 hsjssu@osen.co.kr

[사진] 춘리 SNS, '피지컬:100'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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