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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바닷물 하나로 식수·전기 생산…생기연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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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정다운 박사 연구팀

해수 담수화 후 폐기 농축수서 '리튬' 추출

증산발전소자 1개당 전기 0.4~0.5V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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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진이 농축수로부터 고순도 리튬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 사진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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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해수 담수화' 공정 후 폐기되는 고염도 농축수로부터 고순도 리튬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농축수는 국내에서 하루 약 7만5000여만톤이 버려지는 물이다.

7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정다운 박사 연구팀은 농축수로부터 담수와 고순도 리튬을 얻을 수 있는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기연은 리튬 생산 과정에서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과 규모를 키워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농축수는 2019년 기준 약 1억4200만톤이다. 연구팀은 해수담수화 연구를 진행하던 중 버려지던 고염도 농축수가 해양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우선 높은 전류가 필요하지 않은 '증산발전 소자'를 개발했다. 증산발전 소자는 한쪽에 물을 주입하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반대쪽 건조한 방향으로 물이 흐르면서 그 차이로 전기를 생산한다. 한 번만 물을 주입하면 공기 중 수분을 자동 흡수해 자가발전하는 순환형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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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로부터 분리한 리튬 파우더. / 사진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증산발전 소자는 한 개당 전기 0.4~0.5V(볼트)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소자를 3개 연결할 경우 1.5V 건전지 한 개와 동일한 전력량이다. 증산발전 소자는 전력이 크진 않지만, 소자를 직·병렬로 연결해 모듈화하고, 모듈을 계속 적층하는 방식으로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 거대한 설비나 넓은 부지가 필요 없고, 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장점을 지닌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구팀은 증산발전 소자를 전기투석 장치에 연결했다. 연결한 장치 내부에는 특수 멤브레인(Membrane·분리막) 2개를 삽입했다. 여기에 바닷물을 주입하면 한쪽에는 담수가 다른 한쪽에는 리튬 농축수가 생산됐다. 이어 리튬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멤브레인을 삽입해 리튬을 분말화했다.

연구팀은 세라믹연구원에 리튬 분말에 대한 공인인증을 요청했다. 그 결과 리튬은 실용화 가능한 수준인 99.6% 고순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해수 외에도 폐배터리, 폐전자기기를 분쇄해 나오는 블랙 파우더로부터 리튬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응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다운 박사는 "개발된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은 전기와 식수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물이 부족한 지역이나 우주선과 같은 특수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며 "다른 생산방식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순도 리튬까지 추출할 수 있어 향후 기업과 생산 규모를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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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발전 소자. / 사진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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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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