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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번째 회동은 캠프·측근도 몰랐다…‘당심 확고’ 羅 사실상 지지 선언에 金 득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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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연대' 물거품 된 안철수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보셨나"며 ‘완주’ 의지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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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이 김기현 당대표 후보(사진 앞줄 왼쪽)와 나경원 전 의원(〃 〃 오른쪽)의 극적 연대로 요동치는 모양새다. 당초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이 흔들기 전까지 ‘당심 1위’였던 나 전 의원이 '삼고초려' 끝에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당권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나 전 의원에 이어 안철수 후보를 흔들면서 일각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표심이 나 전 의원과 연대한 김 후보에게 향할 수 있다. 이에 다방면에서 공세를 받는 안 후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7일 낮 12시께부터 2시간여 동안 서울 중구 모 음식점에서 단둘이 오찬 회동을 했다. 이번 회동은 김 후보의 나 전 의원 자택 방문, 강릉 가족여행 방문에 이은 세번째로, 캠프·측근들도 모르게 비밀리에 이뤄졌다고 한다.

나 전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균열 전당대회가 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다"면서도 "오늘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당에 대한 애당심, 충심에 대해 충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20년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보수 우파 정당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보수 우파 가치를 더 잘 실현해서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 더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나 전 (원내)대표님과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이 김 후보 캠프에 직접 합류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혀 김 후보와 뜻을 함께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나 전 의원은 당초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반윤'(반윤석열) 프레임으로 몰기 전까지 가장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혔다. 지난해 말까지 진행됐던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홀로 30%대를 보이며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친윤과 갈등 끝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뒤 '반윤의 우두머리'로 몰리면서 지지세가 10%대로 급락한 데다 당내 초선 의원들의 연판장까지 나오면서 나 전 의원은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나 전 의원을 향했던 30%대의 당심 중 절반가량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와의 갈등 상황에서 김 후보 측으로, 나머지는 불출마 선언 후 안 후보 측으로 각각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면서 안 후보 측으로 향했던 표심이 다시 김 후보 측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그간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선거, 전대에 많이 나섰던 만큼 전국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갖춰져 있다"며 "그 조직이 김 후보 측에 합류하면서 당원 지지세를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대통령실과 친윤계로부터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발언 부적절', '종북' 등의 공세로 곤란해진 안 후보 측에서는 나 전 의원 쪽에서 온 표심이 김 후보 측으로 빠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던 만큼 남은 한 달간 당원들과의 만남을 확대하면서 '정책 정당 변모'와 '수도권 총선 승리' 등 공약을 강조하는 '로우키 전략'을 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자 안 후보는 전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를 끝으로 공개 일정을 중단하고 향후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여기에 나 전 의원과 '수도권 연대'를 추진하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면서 캠프 측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처럼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일각에서 안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서 중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날 비전발표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보셨나"라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비전 발표회 외에 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던 안 후보는 다음 날인 8일부터 경기도 남부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개 일정을 재개할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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