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시작부터 활약하던 구조대
내전 장기화에 약화된 건물에 지진 치명타
6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중동 현지매체에 따르면 하얀헬멧 대원들은 시리아 내에서 이번 지진피해가 컸던 이들리브와 알레포 등 지역 피해현장에서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얀헬멧은 지난 2014년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활약해 온 민간구조대로 이번 지진 피해가 발생한 직후 구조작업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로 건물이 무너져내린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하얀헬멧(White Helmet) 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리브=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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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얀헬멧은 트위터에 알레포 북쪽의 카트마 마을에서 건물 잔해에 갇힌 어린이를 구조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얀헬멧측은 "7.8 규모의 지진 이후 시리아 북서부는 대재앙 상황에 놓여 있다"며 "많은 이들이 건물 잔해 속에 갇히고 겨울 추위에 발이 묶였다"고 국제 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이 하얀헬멧의 정식명칭은 '시리아 민방위대(SCD)'로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시리아 정부가 운영하던 소방서 등의 활동이 완전히 정지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구호단체다. 지난 2016년에는 내전 상황에서 11만명 이상의 목숨을 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얀헬멧의 활약에도 시리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오랜 내전으로 이미 기반시설 피해가 큰 시리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희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인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2014년 이후 시리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장기 내전을 피해 460만명의 피란민이 모여있던 지역이다. 이중 270만명 이상이 수용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번 강진으로 그나마 마련된 터전까지 모두 잃게 됐다.
내전 장기화와 서방의 제재 속에 시리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정부도 재정이 파탄나면서 연료와 식량, 전기 등 기본적인 인프라 공급에도 어려움을 받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공급이 하루 1시간도 채 이뤄지지 않으면서 겨울철 동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었다.
전쟁으로 건물 상태도 이미 좋지 않았고, 200년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내진설계 건물이 전혀 없었던 것도 인명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키쇼 자이스왈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건축구조엔지니어는 "펜케이크처럼 건물 위층이 그대로 아래층을 덮고, 또 그 아래 층층이 쌓였다"면서 "건물이 충격을 전혀 흡수하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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