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금리격차 우려할 상황 아냐"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특별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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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한국의 통화정책은 이미 긴축적이고 이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개최한 특별 간담회에서 향후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 "한국의 통화정책은 이미 긴축적인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위원은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가 3.5%인데 이미 중립금리 수준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이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어느 정도 긴축적인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되 향후 금리를 더 올리기보다는 중립금리보다 높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 위원은 "한은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3.6% 정도로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서 위원은 시장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하는 피벗(정책 변화)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가스와 전기요금 인상폭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고, 2차 파급효과도 우려된다"면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은 "앞으로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지 인상할지 여부는 다른 금통위원들과 결정하겠지만, 한국의 통화정책은 이미 긴축적이고 이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현재 한미간 금리격차가 1.2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자본이탈 등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정책금리를 두어번 더 올리면서 현 1.25%포인트인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간 금리격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자본이탈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과의 인플레이션 상황 차이로 인해 원화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채권 투자는 60~70%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고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라는 점에서 내외금리차에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한미간 금리격차가 1.25%포인트보다 더 벌어진다 해도 민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환율에 대한 압력 역시 물가가 앞으로 더 높아지거나 우리나라의 인플레에 대한 기대가 미국보다 심하지 않다면 통화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위원은 "지난해 8~10월에 걸쳐 굉장히 빠른 통화절하(원·달러 환율 상승)를 경험했던 것은 한국의 통화정책이 완화로 돌아선다는 기대가 일부 있었던 영향인데 인플레에 대한 기대가 관리된다면 통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 회복 흐름이 약화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성장률이 전년보다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서 위원은 "다만 최근 주요국의 긴축 속도 조절, 유럽 에너지 위기 완화, 중국 경제 회복 등에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의 장기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 서 위원은 "글로벌 경제가 친환경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섹터별 성장률의 차이가 커진 것도 중요 시사점"이라고 말했다. 성장에 있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안정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한국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인구구조 변화"라며 "젊은 세대에 대한 고령인구의 의존율은 한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바닥을 찍고 인플레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면서 "상방과 하방리스크 모두에 적극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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