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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프로 못 간 친구 몫까지" 한화 특급신인, 54번 고른 속깊은 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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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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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김서현(19)은 데뷔 첫 프로 등번호로 54번을 택했다.

한화는 최근 2023 시즌 선수단 등번호를 발표했는데 김서현은 54번을 골랐다. 고등학교 때 자신의 롤모델인 故 최동원의 11번을 달고 있던 김서현은 프로에 와서 몇 번을 쓸지 고민했다.

김서현이 쓰고 싶던 11번은 선배 남지민이 쓰고 있었고 22번은 채은성이 FA로 오면서 이미 가져갔다. 김서현은 의미있는 첫 번호를 고르다 임준섭이 SSG 랜더스로 떠나며 빈 54번을 달기로 결심했다.

그가 54번을 고른 이유가 단순히 빈 번호라서는 아니다. 김서현은 지난달 29일 첫 해외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54번은 고등학교 친구 등번호였다. 프로에 못 간 친구라서 그 친구 몫까지 더 열심히 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해 신인드래프트를 신청하는 약 1000명의 선수 중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는 단 110명. 10%의 확률을 뚫었을 뿐 아니라 올해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김서현이다. 선택받은 특급 루키지만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친구의 꿈까지 가슴에 품고 큰 무대에 나선다.

김서현은 "처음으로 해외 캠프를 가는 것이라 짐나르는 것도 어색하다. 캠프에 가면 건강한 몸으로 1년 버틸 수 있게 준비하겠다. 올해 목표는 일단 1군에 빨리 올라가는 것이다. 잘해서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따라가고 싶다"고 출국 각오를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철저하게 관리하며 투구 이닝을 제한하고 선발 자원으로 키웠던 문동주와 다르게, 어깨가 건강한 김서현은 실력만 된다면 첫 해부터 불펜 투수로 1군을 경험하게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탈고교급 빠른 공을 가진 김서현의 캠프 준비가 더 중요한 이유다.

김서현은 문동주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1년 형 문동주의 어깨에 팔을 걸칠 만큼 친화력을 자랑했다. 문동주는 김서현에게 "등학교 때랑 똑같이 하라고 했다. 환경이 바뀌는 건데 더 좋은 환경이 되는 거다. 실력이 바뀌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다른 건 없다. 다치는 걸 먼저 생각하면서 몸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각각 한화가 계약금 5억 원을 안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자원이다. 문동주가 지난해 28⅔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올해 신인왕 경쟁도 가능하다. 김서현은 이에 대해 "신인왕 경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의연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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