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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번엔 그리스 로마 신화로 눈을 돌려 새 책을 펴냈다.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전 3권, 출판 델피 스튜디오)다. 한 권당 500페이지가 다 되는 묵직한 올컬러 세 권을 훑어만 봐도 어떤 열정의 결과물인지 알 수 있다. 신화 전문가가 아닌 배우가 썼다 해서 허투루 볼 작품이 아니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강남길이 직접 기획해 글을 쓰고 발로 뛰어 사진을 찍어 책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만 총 14년에 이른다.
"앞으로 절대 책을 내지 않는다고 했죠. 너무 힘들어서요. 이게 고통이구나 했는데, 오랜 기간 쓰고 나니 이것도 나름대로 추억이네요. 남길이가 남길 게 뭐 있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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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유물을 다 모아놓은 영국은 물론이고 프랑스 터키까지 유럽 박물관이나 유적지 작품 50% 이상은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인데. 모르고 가면 그림은 그렇다 해도 조각상은 돌덩이에 불과하죠. 알고 보시면 여행도 더 재밌고, 유용한 팁이 되지 않으시겠어요."
여기에 그가 만족할만한 그리스 로마 신화 총정리가 없었다는 점도 그가 직접 집필을 시작한 이유가 됐다.
"아이들이 13년간 영국에 있었거든요. 시차가 8시간이니까, 통화 하려고 잠 못 자며 기다리느라 책도 보고 글도 쓰고 했어요. 그런데 그리스 신화를 시작부터 끄까지 총망라한 책을 못 봤어요. 학자님들께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왜들 그렇게 어렵게 썼는지, 좀 더 쉽게 쓸 수 있을텐데 하는 건방진(?) 생각을 한 거죠. 실력이 없으니 오래 걸렸겠고, 14년이지만 매일 쓴 건 아니예요. 코로나 때문에도 시간이 좀 더 걸렸죠."
그가 택한 방법은 발로 뛰고 눈으로 보고 직접 카메라에 담는 것. 영국 내셔널갤러리, 대영박물관을 찾은 건 못해도 200번이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도 15번쯤 다녀왔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땐 사흘을 살다시피 했다. 어디 그뿐이랴, 러시아 상스페테르부루크 에르미타 박물관부터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를 두루 훑어 그림과 조각과 건축을 사진에 담았다. 그렇게 촬영한 3만장 사진에서 추린 1500장이 세 권의 책에 빼곡히 담겼다. 얼마나 양이 방대했는지, 처음 책을 집필했을 땐 7권 분량에 이르렀단다.
강남길은 그렇게 담은 그리스 로마 신화 유적과 관련 작품들을 올림푸스 12신부터 펼쳐내려간 대화체 신화 이야기에 꼭꼭 맞게 엮었다. 덕분에 '이 장면이 그래서 그리스 신화 이 대목을 이렇게 그린 거구나!' 신화와 그림과 조각, 유적을 하나로 엮어낸 통찰력과 집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신화따라 박물관-유적지 여행을 떠나고픈 욕심도 샘솟는다. 무엇보다 묵직한 책이 쉽고 재밌게 술술 읽힌다.
강남길은 "후루룩 먹듯 후루룩 읽는다는 뜻에서 제목에도 '후루룩'을 넣었다"며 "원래 그리스 로마 신화가 희곡처럼 돼 있는 데서 착안해 대사체로 글을 풀었다. 배우니까, 오히려 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 설명에 상징물도 넣었다. 줄바꿈 때 단어가 잘리지 않는 데도 신경을 썼다"고 디테일을 귀띔했다.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가 괜히 탄생하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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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두 번 크게 죽을 뻔 했어요. 40대 초반에 심근경색으로 간신히 살아났고, 50살 되던 해엔 영국에 갔다가 잘못 먹은 계란에 실핏줄이 터졌는데 그게 잘못 돼 식구들 불러 유언까지 했죠. 인생 삼세번이라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하는 게 뭘까. 내 남은 인생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분량이 넘쳐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와 고퀄리티 사진이 그득한 탓에 유튜브, SNS로 못다한 이야기를 펼쳐보이겠다는 계획도 있다. 글솜씨만큼 재밌는 그의 말솜씨를 곧 유튜브 콘텐츠로 다시 접하게 될 전망이다.
"컴퓨터 책 쓰기 싫었는데, 그걸로 컴퓨터 배웠다는 분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어요. 시간이 지나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이 나오니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이 책이 도움이 되면 저를 생각해주시지 않을까요. 책을 내고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했는데, 올해 우리 딸이 결혼해요. 이젠 아, 그래도 손주는 봐야지 하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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