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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美 ICBM 격납고 위로 '정찰 기구'가 둥둥…F-22 전투기 출격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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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요청으로 격추 검토했으나 지상 위험 우려로 안 하기로"

캐나다도 다른 기구 있는지 주시…"NORAD가 추적 중"

뉴스1

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정찰용 기구가 포착됐다. 미 국방부는 이 기구가 중국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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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관리들은 자국 상공에 중국 소유로 추정되는 감시용 기구가 날아다니고 있다면서 국방부가 이를 추적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며칠 전에 이러한 기구가 자국 상공에서 발견됐다면서 "분명 이 기구의 목적은 감시를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구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며칠 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이미 고조된 미중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해당 기구를 중국의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미국이 며칠 전부터 해당 기구들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이후 유인 군용기로 이를 추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에 이런 정찰 기구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이번 기구는 상공이 좀더 오래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미군 고위 지도자들은 몬태나주 상공에서 정찰용 기구를 쏘아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그 파편으로 인한 잠재적인 위험 때문에 결국엔 쏘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

AFP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군 고위 관리들이 기구의 격추를 검토했으나, 이는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있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CNN은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군 고위 관리들이 기구를 격추할 경우 파편들로 인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결국 물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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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중국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용 기구가 포착됐다. 미 국방부는 지상에 있는 주민들의 위험을 고려해 이 기구를 격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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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는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을 날고 있었는데, 인근에는 맘스트롬 공군 기지의 341 미사일 비행단이 위치하고 이곳에 지하 격납고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관리는 F-22 전투기를 보내 기구를 추적했으며 이로 인해 빌링스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항공편 운항 중지 배경과 관련해 "(기구가 나타난) 지역 주변의 영공을 비우기 위해 민간 당국과 확실히 조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구가 얼마나 높이 날고 있었는지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대기권 내에서 민간 여객기들의 항로보다는 더 높은 위치에 위치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측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무부가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의 고위 관리를 초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기구의 비행 경로를 보면 여러 민감한 위치를 통과하지만, 현재 정보 수집 관점에서 해당 기구의 가치는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외국의 민감한 정보 수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몬태나주와 국경을 맞댄 캐나다의 국방부 또한 성명을 내고 "고고도 감시용 기구가 감지됐고 이것의 움직임은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ORAD는 미국과 캐나다가 합동 운영하는 조직으로, 북미 일대의 항공기를 추적하고 잠재적인 공중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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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 중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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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방부는 "캐나다인들은 안전하며, 캐나다는 잠재적인 두 번째 사건에 대한 감시를 포함해 영공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과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국방부는 이 기구가 어디서 언제 발견됐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약 482㎞ 상공에서 궤도를 도는 첩보 위성들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관계자들을 인용, 중국의 위성들이 미국의 첩보위성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고 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서 "중국이 뻔뻔하게 미국의 주권을 무시하는 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불안정 행위"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침묵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갤러거 하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하원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이 미국 영공에 자유롭게 진입해선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은 중국의 위협이 해안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내륙에도 있으며, 우리는 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정찰 기구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3일, "(관련)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측과 과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중국 측은 "(이 보도에 대한) 검증을 진행중"이라면서 "양측이 이 문제를 차분하고 신중하게 처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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