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변칙 전술 힘입어
공격성공률 시즌 평균보다 향상
오퍼짓 스파이커·미들 블로커 등
세터·리베로 제외 전천후로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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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허수봉(25·사진)은 팀의 ‘현재’이자 ‘미래’다.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하고 2016∼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은 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합의에 따라 미들 블로커 진성태가 대한항공으로 가고, 허수봉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팀의 미래 에이스감으로 꼽히며 잠재력만 풍부했던 ‘꼬꼬마’ 시절을 뒤로하고 허수봉은 2019년 4월 상무에 입대하며 일찌감치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2020∼2021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허수봉은 지난 시즌 36경기에 모두 출장해 602득점을 올리며 확실한 에이스로 올라섰다. 득점은 전체 7위, 토종 선수 중엔 1위였다.
올 시즌엔 허수봉의 득점력이 더욱 폭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태웅 감독이 외국인 선수로 아웃사이드 히터인 오레올을 뽑으면서 허수봉은 오퍼짓 스파이커로 뛰게 됐기 때문. 세터와 대각을 이뤄 뛰는 오퍼짓은 리시브도 면제받고 공격을 담당하기에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려줘야 하는 포지션이다.
5라운드 초반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허수봉의 올 시즌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하다. 24경기 출전해 393점을 올려 득점력은 전체 7위, 토종 2위로 나쁘지 않지만, 공격성공률이 50.81%(7위)로 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 효율이 높지 않다. 더군다나 팀 전체 공격에서 허수봉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27.6%로 리시브까지 참여하는 오레올(30.8%)보다 적다. 자연스레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에 기복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라운드 막판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에 연이어 덜미를 잡히자 최 감독은 4라운드 마지막 경기, 5라운드 첫 경기로 이어진 OK금융그룹과의 연전에서 변칙 전술을 꺼내 들었다. 허수봉을 미들 블로커로 투입하고, 오퍼짓에는 홍동선을 투입한 것. 허수봉은 전위에선 확률 높은 속공을 때리고, 후위 포지션일 때는 백어택을 소화하게 됐다.
최 감독의 ‘허수봉 살리기’ 변칙 전술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허수봉은 지난 1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속공 3개와 백어택 8개를 성공시키는 등 공격성공률이 57.14%로 시즌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공격이 잘 들어가자 서브도 덩달아 살아났다. 승리를 확정 지은 4세트 막판 연속 서브에이스를 작렬시켰다. 허수봉의 맹활약 속에 OK금융그룹과의 연전을 모두 잡아낸 현대캐피탈은 승점 49(16승9패)로, 선두 대한항공(승점 55·19승5패)과 승점 차를 6으로 좁힘과 동시에 3위 우리카드(승점 39·14승11패)와 격차도 벌렸다.
오퍼짓과 미들 블로커, 지난 시즌까지 주로 소화했던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캐’로 거듭난 허수봉은 “포지션 변화가 재미있다. 모두 다 자신 있다”며 즐기는 모습이다. 허수봉이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날수록 현대캐피탈은 더 강해진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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