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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탈레반의 귀환과 함께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테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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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폭발이 일어난 후 31일(현지시간) 보안군이 모스크를 조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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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에서 발생한 모스크 자살폭탄 테러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꼽힌다.

외신들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귀환과 함께 주변 테러 단체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에 다시 테러가 돌아오고 있다는 징후를 이번 사건이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페샤와르는 파키스탄탈레반(TTP)과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이슬람 무장 세력의 주요 활동지다.

특히 TTP는 2014년 파키스탄 보안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상대로 테러를 저질러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받은 조직이다. 당시 테러로 어린 학생과 교사 등 15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대중의 분노가 들끓자, 파키스탄 군대는 대대적인 테러단체 소탕에 나서 일부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자 다시 힘을 키운 테러단체들이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탈레반의 재집권 후 2022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 건수는 전년 대비 262%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는 TTP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도이체벨레가 보도했다.

이는 TTP가 아프가니스탄에 안전한 근거지를 두고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분야를 연구하는 미국 윌슨 센터의 남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쿠겔만은 “(파키스탄이 성공적으로 대테러 작전을 펼치려면) TTP 세력의 진원지인 아프가니스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중재로 지난해 6월 TTP와 휴전을 맺고 평화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휴전이 선포됐음에도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했으며 둘 사이를 중재했던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관계도 경색됐다.

특히 TTP에 유화 정책을 시도했던 임란 칸 전 총리가 지난해 퇴진하자 TTP는 11월 휴전을 철회하고 공격을 재개했다. 이번 모스크 테러는 TTP가 파키스탄 정부와의 평화협정을 파기한 지 2달 만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종교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TTP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테러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번 테러와 TTP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다하 아프잘은 “파키스탄이 가진 유일한 옵션은 2014년과 마찬가지로 이 단체에 대한 광범위한 군사 작전을 시작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TTP가 국경을 넘어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사태가 더욱 복잡해졌다”면서 “파키스탄의 테러조직들은 점점 더 커지고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무장한 파키스탄 보안군이 31일(현지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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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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