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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나만 잘 되는 것 같았다" 괴로웠던 오지환의 지난겨울, 새 목표 10번 영구결번[SSin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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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주장 오지환이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콧츠데일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 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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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다 완벽했는데 단 하나가 안 되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장 힘든 겨울이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100억원대 다년계약을 맺었음에도 여전히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LG 주장 오지환(33)에게 2022년은 기쁨 만큼이나 아픔과 아쉬움이 큰 해였다. 2023년 캠프 첫 날 목표를 말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인 목표인 영구결번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떠난 동료들을 가슴 속에 간직하면서도 새 동료들과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그린 오지환이다.

지난해 12월 꿈에 그리던 골든글러브를 들어올렸다. 오지환은 2022시즌 25홈런·20도루로 통산 첫 20·20을 달성했다. OPS 0.827로 홈런은 물론 OPS에서도 유격수 홈런 1위에 올랐다. 과거 수비에 비해 타격에서 아쉬움이 남았으나 모두가 인정하는 공수겸장 최고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허무하게 끝난 시즌, 떠난 동료들에 대한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훈련 첫 날인 1일(한국시간)에도 아픔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오지환은 2년 연속 주장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도 강하게 드는 의문 중 하나가 바로 그 부분이다. 주장이었고 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 위치였는데 정말 내가 그렇게 했는지 자신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고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개인적인 일이다. 나만 잘 되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많이 괴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만큼 후회를 많이 했다. 시즌 중 2, 3승만 더했으면 정말 많은 게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가 우승했으면 감독님도 나가시지 않으셨을 것이고 채은성, 유강남도 남았을 수 있다. 계속 그 생각이 들어서 겨울 내내 많이 힘들었다. 구단 최다승을 한 시즌이고 나도 좋은 시즌을 보냈는데 왜 2, 3승을 더 못해서 완벽한 시즌을 만들지 못했는지…다 완벽했는데 단 하나가 안 되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장 힘든 겨울이었다. 아직도 너무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쉬움의 크기 만큼 변화도 컸다. LG는 샐러리캡을 고려해 프리에이전트(FA) 채은성과 유강남을 잡지 못했다. 롯데와 80억원에 계약한 유강남 대신 또다른 FA 박동원과 65억원에 사인했다. 그리고 이듬해 FA가 되는 오지환과 6년 최대 124억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채은성과 유강남을 놓쳤지만 이듬해 FA가 되는 오지환은 미리 붙잡았다.

오지환은 “첫 FA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서 내 목표는 계속 LG에서만 뛰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구결번까지 되고 싶었다. 나름 계산도 했다. (박)용택 선배님이 달성하긴 200홈런 300도루도 가능할 것 같다. 2000안타 또한 지금 페이스면 할 수 있다”며 “그래서 구단에서 먼저 다년계약 얘기를 해주셨을 때 정말 감사했다. 다년계약은 아무에게나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협상도 순조로웠다. 큰 틀은 합의가 됐고 작은 부분을 맞추면서 계약이 마무리됐다.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우승까지 하면 영구결번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꼭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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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이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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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41번, 이병규의 9번, 박용택의 33번 다음 자리를 바라본다. 오지환은 “앞으로 번호는 당연히 10번이다. 영구결번된다면 그 번호 또한 10번”이라며 “이전에 달았던 번호 중에는 내 의사로 정한 게 없었다. 7번은 워낙 상징적인 선배님이 다셨던 번호고 9번은 당연히 이병규 코치님이 복귀하시면 돌려드리는 번호였다. 반면 10번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부터 달았던 번호다. 늘 원했던 번호를 좀 늦게 달았는데 끝까지 10번으로 갈 것”이라고 현재 자신의 번호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일찍이 시즌을 준비했다. 애리조나 훈련도 다른 선수들보나 일주일 가량 먼저 시작한 오지환은 “심적으로 힘들어서 비시즌 휴식기도 최소화했다. 결혼식까지 딱 열흘만 쉬고 훈련했다. 내가 타격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선수임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내 타격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감독님과 면담에서도 그런 말씀을 드렸다. 내가 어떤 타자고 잘했다고 할 수 있는 기준도 생겼다. 2할8푼 이상을 하면 팀에 도움이 되는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시즌 모드다. 롯데로 떠난 유강남에게 선전포고도 했다. 오지환은 “강남이에게 너와 상대할 때 첫 도루를 한 후 세리머니를 한다고 벌써 말했다”고 미소지으며 “솔직히 말해서 박동원이 온 게 우리에게 더 이득이다. 동원이에게 너 홈런 25개, 나 홈런 20개, 그리고 (문)보경이가 15개 정도 치면 우리 정말 강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도루 저지에서 동원이는 차원이 다르다. 도루를 하는 입장에서 잘 안다. 동원이가 포수로 있으면 늘 2루에서 접전이었다. 주자 입장에서 정말 어려운 포수”라며 박동원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오지환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장도 문제가 없다며 170경기 가량을 잘 치를 것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원래 144경기는 물론 170경기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동료들에게도 우리 올해 정말 많은 경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WBC 나가는 선수들은 특히 그렇다. 선발대를 구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어느 때보다 길고 알찬 시즌을 바라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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