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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김연경 언니 보자” 구름관중 운집… 올스타전 뜨겁게 달군 ‘걸크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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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별들의 잔치’

6300명 북적… 여성 비율 압도적

선수들, 다양한 춤으로 열기 화답

배구 선수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구여제’ 김연경(35)이 이루지 못한 것 중 하나가 V-리그 올스타전 MVP다. 2005~2006시즌 신인으로 데뷔하자마자 올스타에 뽑혔고, 해외리그로 나가기 전 열린 세 번의 올스타전에 모두 개근했지만, MVP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김사니(은퇴)와 박경낭(은퇴), 황연주(현대건설) 등 언니들에게 밀려 올스타 팬 투표 1위조차 해보지 못했다.

세계일보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연경(오른쪽)이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팬 투표 1위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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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김연경의, 김연경에 의한, 김연경을 위한’ 무대였다.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잠시 국내리그에 복귀했던 2020~2021시즌 최다 팬 투표 1위에 올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 자체가 열리지 않아 이날은 김연경의 14년 만의 올스타전 코트 복귀전였다. 소속팀인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려 더욱 감회가 남달랐을 이날 김연경은 최다 팬 투표 1위와 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별들의 별’로 우뚝 섰다.

이번 올스타전은 MZ세대 간의 신구 맞대결로 펼쳐졌다. 남자부는 1995년을 기준으로 팀을 나눴고, 여자부는 1996년생까지 M스타팀, 1997년생부터 Z스타팀 소속으로 뛰었다. 1988년생으로 M스타팀으로 뛴 김연경은 여자부 경기로 치러진 1,2세트에서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각각 1개씩을 묶어 5점을 올렸다.

MVP를 수상하기엔 다소 부족한 기록이지만,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은 6446명의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에 다양한 팬 서비스와 세리머니로 화답했다. 후배인 Z스타 선수들이 애써 준비한 세리머니를 곧장 따라했고, 자신의 서브 차례 때 관중을 불러 서브기회를 주고, 친절하게 서브법을 지도하기도 했다. 2세트에는 세터로도 변신했다. 키가 급격히 자라기 전인 중학교 시절엔 세터와 리베로로 뛰기도 했던 김연경은 수준급의 토스워크도 뽐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30표 중 19표를 얻어 MVP에 선정됐다.

경기 뒤 김연경은 “오랜만에 선 올스타전에서 많은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고, 옛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어제 오늘 참 긴 하루였던 것 같다. 재밌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도 제가 MVP라길래, 동료들에게 ‘내가 맙아?’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동료들이 ‘제가 받을 만 했다’라고 말해주긴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연경은 다양한 세리머니를 앞장서서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올스타전 전만 해도 뭐든 하지 말아야지 했다. 연차도 있고 하니까. 연맹 측에서 나이 많은 선수들과 나이 어린 선수들을 나눠놔서 뭐든 하게끔 만들어놓은 것 같다. 게다가 팬들이 투표로 1위를 만들어주셔서 안할래야 안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경기 중간 열심히 세리머니 중이던 이다현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뉘앙스의 제스처에 대해 묻자 김연경은 “이해가 안 된다는 제스처가 아니다. 그냥 (이)다현이 표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쿨하다는 식의 표정이길래...솔직히 말하면 좀 재수없었달까?”라고 농담을 던진 뒤 “방금도 다현이한테 표정을 왜 그렇게 하냐고 물어보니 ‘자존감을 올려놓고 춤을 춰야 잘 춰진다’라고 하더라. 좀 얄밉더라”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의 흥국생명은 승점 54(18승6패)로 선두 현대건설(승점 57, 20승4패)를 바짝 뒤쫓고 있다. 남은 일정에 대한 각오를 묻자 김연경은 “올스타전 MVP도 감사하긴 한데, 좀 쑥스럽다. 정규리그MVP나 챔피언 결정전 MVP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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