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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당 1000만원" SNS 알바 모집글 알고 보니… '강도 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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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수 100만엔(1000만원) 다타키."

지난해 11월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발생한 강도 미수 사건으로 체포된 20대 남성은 SNS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게시물을 보고 구인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이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타키는 강도를 의미하는 은어였다. 남성은 고액 일당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범죄에 가담했다.

일본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고액 아르바이트라며 사람을 모집한 뒤 강도짓을 하도록 하는 신종 범죄가 일어나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해부터 수도권 등 1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20건 이상의 강도 및 절도 사건의 배후에 동일 범죄단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도쿄와 이바라키, 도치기,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히로시마, 야마구치 등 8개 광역지자체에서 발생한 14건의 강도 사건과 함께 오사카와 군마, 시가, 교토, 오카야마, 후쿠오카 등 6개 광역지자체에서 발생한 최근 강도 및 절도 사건 등이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SNS로 '어둠의 아르바이트 실행역'을 모집한다며 고액 보수를 약속하고는, 지원자에게 주택이나 점포에 침입하게 해 주인을 결박하고 금품을 빼앗게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10∼30대의 실행역 30여 명을 체포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중에는 지난 19일 도쿄에서 발생한 강도 살인 사건 용의자도 포함돼 있다. 작년 5월 교토시 손목시계 점포 사건으로 체포된 40대 여성은 '1회 수백만엔(수천만원)'라는 문구에 혹해 범죄에 가담했다가 체포돼 법원에서 징역 2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루피', '김' 등으로 불리는 '지시역'이 필리핀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시역이 실행역을 바꿔가면서 전국 각지에서 강도와 절도를 반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시역은 '어둠의 아르바이트'에 응한 실행역에게 운전면허증과 얼굴이 동시에 나오는 사진, 가족사항 등을 보내오라고 하고는, 이를 이용해 실행역이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게 협박하는 것을 전해졌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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