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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내부냐 외부냐…오늘 우리금융 회장 숏리스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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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7일 임추위서 차기 회장 후보 2~3명 압축 예정
업계, 이원덕·박화재·임종룡 '3파전' 구도 예상
임종룡 후보 두고선 노조 반발과 금융당국 관치 비판
뉴시스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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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정필 최홍 기자 = 우리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후보군의 윤곽이 27일 드러난다. 내부인사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외부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2~3명으로 압축한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다음 달 초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 18일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내부인사 5명과 ▲임종룡 전 위원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등 외부인사 3명 등 총 8명을 선정한 바 있다.

임종룡 전 위원장이 인선 경합에 나서면서 이날 숏리스트는 내부인사 2명과 외부인사 1명으로 압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사장, 임 전 위원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우리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룹 내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박 사장은 1961년생으로 광주상고를 나와 1980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상무와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에 올랐다.

그룹 내에서는 상고를 졸업하고 바로 은행에 들어와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지주 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최근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 초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가 금융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임 전 위원장은 1998년 재경부 은행제도과장 당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한빚은행(우리은행 전신) 통합 작업을 실무 지휘한 바 있다. 금융위원장 때는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해 과점주주 체제의 지배구조를 도입하면서 완전민영화의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노조는 완전민영화된 조직에서 외부인사가 아닌 내부인사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임 전 위원장은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 후 최고경영자의 독단과 비리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 자리에 정부 고위관료 출신 친분인사를 임명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며 "우리은행 민영화 때는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우리은행 민영화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이라며 당시 우리은행장 인사권을 정부가 좌지우지 하던 시절을 비판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우리금융은 임직원들의 각고한 노력으로 2021년 완전민영화를 23년 만에 이뤘다"면서 "금융노조와 우리금융 노동자들은 이사회가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고 내부 조직 상황을 잘 아는 내부인사를 회장으로 선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관치의 보금자리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1.26. blues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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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금융권에선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부터 관치금융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이 원장은 펀드 불완전판매 책임을 근거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물러나게 한 바 있다. 결국 임종룡 전 위원장이 회장이 되면 결과적으로 이복현 원장이 손태승 회장을 뺀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될수 있다.

그간 이 원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감독·검사 기조에 대한 당위성도 퇴색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은행권 횡령, 불법 외환거래, 자금시장 경색 등이 발생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며 속도감 있게 현장검사를 실시해왔다. 나아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의 가격(금리)과 경영(성과급·인사 등)을 직접 거론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원장이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선출된 임종룡 전 위원장과 관련해 "선정 기준의 적절성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사실상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날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롱리스트가 어떤 기준과 경로로 작성된 건지, 그중 어떤 방식으로 적격 후보자를 걸러 숏리스트를 만들 건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량·정성적 평가를 하는 게 선출의 기초일 텐데 과연 이를 위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과연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의 '깜깜이' 선출 방식을 지적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임종룡 전 위원장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복현 원장은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됐을 때도, 감독당국-피감기관 이해관계 상충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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