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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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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두려움 없애준 '똑똑한 정호영', KGC 봄배구행 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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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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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의 미들 블로커 정호영(22)이 미완의 대기에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사령탑은 물론 동료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으며 코트 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KGC는 2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3연승을 내달리며 기준 좋게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KGC 승리의 수훈갑은 정호영이었다. 정호영은 이날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1득점을 책임졌다. 블로킹 3개를 포함해 공격 성공률 62.07%의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승부처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18득점에서 21득점으로 경신한 것도 의미가 컸다.

고희진 KGC 감독이 경기 전 흥국생명 김연경-옐레나 콤비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중앙 속공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던 가운데 정호영의 활약으로 게임을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KGC는 정호영과 주포 엘리자벳, 토종 에이스 이소영까지 제 몫을 해주면서 올 시즌 흥국생명전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천적을 극복하고 4위로 도약하면서 봄배구 진출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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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은 경기 후 "흥국생명을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중간에 조금 어렵게 흘러갔는데 그래도 승점 3점을 따냈다"며 "개인 최다 득점은 세터 (염) 혜선 언니 덕분에 가능했다. 예쁘게 올려준 공을 받아먹기만 했다. 내가 더 잘했다면 더 많은 득점도 가능했을 텐데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호영은 프로 입단 당시부터 190cm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 성장세가 더디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미들 블로커 출신 사령탑 고희진 감독이 부임하면서 혹독한 훈련을 받은 뒤 조금씩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는 중이다.

고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시즌 구상에서 베테랑 한송이 대신 정호영을 주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순위 다툼에서 정호영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정호영이 차근차근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결단이 되고 있다.

고 감독은 "(정호영 주전 기용이) 초반에는 두려웠다. 한송이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었지만 후반에 상대팀과 싸우려면 정호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잘해주고 있어서 팀도 좋고 본인에게도 좋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정호영은 정말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상당히 똑똑하다. 보기에는 '헐렁이'처럼 보여도 이야기한 부분을 이해하는 게 빠르다"며 "정호영이 좋아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꾸준히 경기를 뛰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노력해 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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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도 고 감독의 '똑똑하다'는 칭찬을 취재진에게 전해 들은 뒤 "머리를 못 쓰지는 않는다. 다만 입력 후 행동까지 이어지는 게 오래 걸린다. 내가 길어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웃은 뒤 "한번에 되지는 않지만 자꾸 반복 훈련을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감독의 잦은 쓴소리도 외려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고 감독은 경기 중 작전타임 때 유독 정호영에게는 엄격하다. 이날 경기 역시 3세트 중 정호영을 따로 불러 짧고 굵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호영은 "감독님이 경기 중에 실제로 질책을 더 많이 하신다.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니까 감사히 듣고 있다"며 "내가 초반 집중력이 약하다 보니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시는 말씀이라는 걸 안다. 잘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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