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빠진 우리카드, 똘똘 뭉쳐 1위 대한항공-2위 현대캐피탈 연이어 격파
22일 완전체로 3위 OK금융그룹과 정면충돌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단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지난 14일 직격탄을 맞았다. 팀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돌면서 신영철 감독과 미들 블로커 이상현, 백업 세터 한태준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치던 우리카드는 동력을 잃는 듯했다.
마침 상대는 1위 팀 대한항공이었다.
선장을 잃은 우리카드의 승산은 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승부처였던 5세트엔 무려 6차례 듀스 끝에 21-19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상현을 대신해 중앙을 지킨 미들 블로커 김완종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13점을 올렸다.
힘겹게 대한항공의 벽을 넘은 우리카드는 19일 2위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다시 악재를 만났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과 김동민이 추가 확진됐다.
경기 전 김재헌 우리카드 수석 코치는 "송희채가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며 "더 쓸 선수도 없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는 경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감독과 선수 4명이 빠진 우리카드는 1세트를 14-25로 내줬다. 완패 분위기였다.
그러나 2세트부터 우리카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와 나경복이 공격을 이끌었고, 중책을 맡은 송희채가 5점을 책임지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우리카드는 2, 3, 4세트를 가져가며 역전승했다.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이 빠진 상황에서 1, 2위 팀을 모두 꺾고 3위 OK금융그룹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3세트 듀스에서 결정적인 강서브를 넣어 팀 승리를 이끈 '원포인트 서버' 정성규는 "감독님이 안 계시지만, 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쳤다"며 "선수들끼리 눈을 마주치면 다들 파이팅을 외쳤고, 서로가 격려했다"고 말했다.
김재헌 수석코치도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김 코치는 "대한항공은 1위 팀이고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강팀이었다"라며 "신영철 감독님은 떠나기 전 두 팀을 겨냥한 작전을 다 만들어주셨고, 그 작전에 맞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확진되면서 다들 당황했지만, 준비해주신 작전대로 훈련하면서 분위기를 잃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도 위기에 빠진 우리카드에 큰 힘이 됐다.
지난 14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엔 2022-2023시즌 최다 관중인 3천217명이 몰렸고, 19일 현대캐피탈전엔 3천273명이 몰려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세웠다.
김재헌 수석코치는 "팬들의 응원 열기가 피부로 느껴졌다"며 "뜨거운 감정이 자꾸 생기더라. 선수들도 큰 힘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우리카드는 3위 탈환의 분수령인 OK금융그룹전에 나선다. 우리카드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승점 1점인 3위 OK금융그룹 사냥에 나선다.
해당 경기엔 사령탑 신영철 감독을 비롯해 코로나19에 확진된 4명의 선수가 모두 돌아온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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