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구성원 노조법상 근로자 불인정...처벌 시 징역 또는 벌금 부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달 6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 인근에서 '총파업 총력투쟁 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노동 탄압 분쇄, 화물안전 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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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운송 거부에 나섰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로서 해당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공정위의 고발 결정을 “화물연대 표적탄압”이라고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공정위는 16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화물연대의 공정위 현장진입 저지를 통한 조사방해 행위 안건을 심의하고,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화물연대기 집단 운송거부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게 파업 동참(운송 거부)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작년 12월 2일, 5일, 6일 세 차례에 걸쳐 화물연대 본부와 부산지역본부 사무실을 현장 조사하려 했으나 화물연대 측이 불응해 건물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공정위는 운송 과정에서의 위법 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과 별개로 조사 방해 행위를 처벌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밟아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화물연대 구성원들은 현장조사 기간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입구를 봉쇄하고 조사공무원들의 진입을 저지했다"면서 "화물연대는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공정위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일체 조사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물연대의 이러한 행위는 조직 차원에서 고의로 결정ㆍ실행됐으며 이에 따라 공정위의 원활한 조사 진행이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법은 고의로 조사관의 현장 진입을 저지·지연해 공정위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개인사업자로 구성된 사업자단체로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법상 화물연대 구성원을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조사 거부를 해당 법에서 규정한 정당한 단체행동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2002년 10월 화물운송 개인 차주들에 의해 결성된 단체로, 현재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산하에 소속돼 있다. 현 구성원은 전체 화물차주(약 44만 명)의 약 5%(약 2만2000명)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바 없고, 단체행동과 관련된 법상 절차(조정 절차 및 쟁의 찬반투표 등)도 거치지 않아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정위의 이번 고발 결정은 노동조합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단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노사 법치주의’ 확립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화물연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화물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권의 입맛대로 ‘화물연대 표적탄압’이라는 목표를 정해둔 공정위 조사이기 때문에 이번 전원회의 심의·결정은 처음부터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해 “화물노동자는 대기업과 운송자본의 이윤추구와 책임 회피를 위해 ‘외주화’된 노동자들”이라며 “화물연대의 파업과 노동조합 활동은 헌법을 통해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한 것인데 공정위는 노동삼권의 보장취지와 방향도 다르고 규율대상도 다른 공정거래법의 잣대로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기본권 쟁취와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고발 결정으로 현재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및 노조회계 투명화 추진과 관련해 대립각을 보이는 노정 갈등이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투데이/세종=서병곤 기자 (sbg121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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