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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핵위협 유일 해법은 핵군축 강화”… 5월 히로시마 G7서 핵비확산 강조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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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핵무기 재앙 다시는 없어야”

아베의 나토식 핵공유와 차별화

韓 ‘전술핵 배치’ 등에 영향 미칠수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3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재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약속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선 핵군축 모멘텀(계기)을 살리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유지,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북-중-러의 핵 위협 속에 ‘핵 공포의 균형’ 대신 국제 비확산체제 강화를 강조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역사의 전환점에서의 일본의 결단’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유일하게 원자폭탄 피해를 본 국가로서, 그리고 (그 원폭이 떨어진) 히로시마 출신 총리로서 G7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재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리의 약속을 세계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NPT 체제 강화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이다.

기시다 총리의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수세에 몰려 핵무기 사용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지만 NPT 회원국인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의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를 주장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의 차별화 행보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를 거론하며 “이에 대처하는 데 완전히 다른 새로운 수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3월 “일본은 NPT 회원국이지만 안보 현실 아래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 논의해 나가는 것을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핵 공유를 주장했다.

이후 일본 자민당에선 “핵 공유가 NPT 위반인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며 기시다 총리를 향해 핵 공유 논의 착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초 일본 매체 인터뷰에서 “핵 공유는 법적으로도 어렵고 역사적으로도 생각해선 안 된다”며 “미국과 핵을 공유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기시다 정부의 핵 공유 반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서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발언의) 방점은 확장억제 강화”라고 밝혔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나토식 핵 공유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시다 정부가 핵 공유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고 G7 차원의 NPT 강화를 주장하면서 이 같은 해법은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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